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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20) 거제 가라산에서 바라본 다도해

오르니, 더 다가오는 섬

  • 기사입력 : 2013-06-1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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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가라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부면 율포만의 다도해. 조각조각 섬들이 바다 위에 불쑥불쑥 솟아올라 있다.
    가라산 정상에서 바라본 봉수대.
    가라산 정상에서 저 멀리 보이는 바람의 언덕과 해금강.


    거제 10대 명산 중 최고봉인 가라산(加羅山)은 거제의 최남단 해변에 위치한 제일 높은 산으로 높이는 585m이다.

    거제도 남단인 남부면 다대리, 탑포리와 동부면 학동리, 부춘리에 걸쳐 있는 가라산은 숲이 울창하고 단풍나무가 많아 거제도 산 중에 가을 단풍이 가장 좋은 곳이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해 비단같이 아름답다’는 뜻으로 가라산으로 불린다.

    가라산이라는 지명 유래는 서기 503년 가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관가야의 국경이 북으로는 해인사 뒷산(가야산), 남으로는 거제도 남쪽 끝산까지였는데 남쪽의 가야산이 세월이 흐르면서 가라산으로 변음됐다고 구전된다.

    신라시대에는 승려가 70명이나 되는 견암사라는 대찰이 있었으며, 남쪽 산중봉에는 고려시대 막돌로 쌓은 성이 있다.

    가라산에서 내려다본 해금강은 여의주를 문 청룡이 동해를 향해 날아가는 형상이다. 동으로 길게 뻗어 내린 능선이 마치 용틀임을 하듯 서로 감고 있다.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흑진주몽돌해변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남부면 방면으로 폐교된 학동분교 근처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학교 옆길로 들어서면 내심우물이 보인다. 예전에 식수와 빨래터로 썼던 모양인데 지금도 맑은 물이 샘솟고 있다.

    돌계단으로 내려가 내심우물에 손을 담가 보니 온몸의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원한 느낌이다.

    빨간 벽돌 펜션을 돌아가면 들머리에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가라산 정상까지 3.3㎞라고 알려준다.

    마을 주변 감나무 밭을 보니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릴 가을철 감이 연상돼 금세 입안에 군침이 돈다.

    감나무 밭을 지나자 거친 비탈길의 산길로 접어든다.

    정상으로 가기 전 높이 400여m 능선까지는 단 한 번의 완만함도 없어 고달픈 산행이 30여 분간 계속된다.

    3부 능선은 잡목으로 이어져 있으며 앞쪽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 뒤로는 학동몽돌흑진주 해변, 우로는 노자산, 좌로는 가라산 정상이 보인다.

    내친김에 남은 정상까지 올랐다. 암릉 정상부 뫼바위에 올라서자 동쪽으로 학동마을과 흑진주몽돌해변, 외도, 내도, 구조라마을이 발아래로 보인다.

    남쪽으로는 가라산을 거쳐 바다로 가라앉은 능선 끝에 국내 명승2호 해금강, 바람의 언덕, 쪽빛 바다의 망망대해가 자리 잡고 있다.

    서쪽으로는 금방이라도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올망졸망한 다도해의 섬들이 바다 위에 떠 있다.

    북으로는 거제지맥 능선 뒤로 노자산, 계룡산, 선자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가라산 정상에 있는 시도지정기념물 제147호 봉수대는 거제의 주 봉수대 역할을 했다. 고현에서 남쪽 30리 지점이며, 서쪽 40리 지점에 있는 한산도 한배곶 봉수대와 북쪽에 있는 계룡산 봉수대와 서로 연결돼 있다.

    봉수대 중앙 연대는 군 헬기장이 설치되면서 훼손됐으나 주위 석축은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주위에는 부속 건물지의 석축 일부가 허물어진 채 남아 있는데, 전체적인 평면 형태는 장방형을 이루며 봉수대는 둔각을 이룬 방형이다.

    봉수대 아래에 계단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아래에 부속된 건물지가 있다.

    섬 산행의 묘미는 단연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등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햇살과 목덜미를 간질이는 해풍에 몸을 맡기고 앉아 있으면 세속의 시름을 잠시 잃고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은 느낌이다.

    시간이 허락하면 기다렸다가 서쪽으로 떨어지는 황홀한 낙조도 감상하면 금상첨화다.

    하산하는 길은 정상에서 남부면 다대마을로 내려가는 것과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을 보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 것이 있다.

    산행을 한다면 가급적 토요일을 택해 학동, 해금강, 다대, 여차, 자연휴양림 등지에서 전국 최고의 자연산 활어회 맛을 보면서 1박을 하고 여독을 푸는 것도 좋을 성싶다.

    글·사진= 이회근 기자 lee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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