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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18) 거창 감악산 선녀폭포

선녀 날개옷 펄럭이는 듯 차르르

  • 기사입력 : 2013-05-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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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 남상면 매산마을쪽에서 감악산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선녀폭포. 아담하면서도 신비스럽다.

    대도암 신비의 돌.


    거창에는 양각산, 기백산, 남덕유산, 금원산, 오도산 등 해발 1000m 이상 고산들이 23개나 있다.

    고산이 많으니 당연히 계곡도 많다. 따라서 읍을 벗어나면 어딜 가도 쉴 만한 곳을 만날 수 있다.

    그중 거창IC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감악산(952m)을 권해 본다. 감악산은 남상면 무촌리와 신원면 과정리를 안고 있는 거창의 안산으로 2개의 폭포가 있다. 남상면 매산마을 쪽에서 오르면 선녀폭포를 만나고, 반대편의 신원면에서 오르면 신선폭포를 만난다. 선녀폭포는 3단 폭포로 여성스럽고, 신선폭포는 수직형으로 남성형 폭포다.

    수직형 폭포는 흔히 볼 수 있기에 설렘이 기대되는 선녀폭포를 추천한다.



    숨어 있는 선녀폭포

    거창IC에서 내려 우회전해 로터리를 돌아서 함양 방면으로 가면 거창교육지원청을 지나 김천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좌회전해 1084호 지방도를 타고 5분여 직진해 무촌삼거리가 나오면 산청·신원(국도 59호선) 방면으로 좌회전, 잠시 달리면 매산마을·매산저수지를 거쳐 우회전 급커브 지점(평전다리)이 나온다.

    이곳서 반대편 옛 도로에 주차를 하고 선녀계곡을 따라 조성된 ‘감악산 물맞이길’을 600m 정도 걷거나, 조금 더 올라가서 가재골주차장에 주차하고 거꾸로 20m 정도 내려와 오른쪽 농로를 따라가면 곧 선녀폭포를 만날 수 있다.

    선녀폭포는 감악산 북쪽의 연수사 약수바위에서 발원된 물이 모여 이뤄진 폭포로, 칠석날이면 선녀가 내려와 선녀탕과 계곡에서 노닐다가 폭포수로 몸단장을 한 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며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폭포는 부끄러운 듯 숨어 있다. 농로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개통한 ‘감악산 물맞이길’을 따라 설치된 철제 다리를 건너야 살짝 보일 정도로 비밀스럽게 숨어 있다. 데크로드를 따라 사각형 전망대에 이르면 제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다.

    “와우! 괜찮은데.”

    선녀를 만난 듯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높이 14~15m 정도의 3단 폭포로 그다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자태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한마디로 아담하면서도 신비스럽다. 소박하고 따뜻한 엄마의 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망대에 둘러앉아 폭포를 내려다보며 막걸리 한 잔 하면 시조 한 수는 절로 나올 듯싶다. 기분이 상쾌해지는 매력적인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숲그늘이 많아 시원한 기운이 감돌고 물소리 또한 청명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5월이라 수량이 많지 않지만 수량이 풍부한 7월이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군 녹색환경과 경국현 주무관은 “선녀폭포는 3단으로 흐르는데 현재 전망대에서는 2단밖에 보이지 않아 건너편에 전체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면서 “폭포에서 200m쯤 내려가면 선녀탕도 있는데, 지난해 태풍 때 폭우로 원형이 일부 훼손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감악산의 명물 ‘물맞는 약수탕’

    멀리서 와서 선녀폭포만 보고 가기엔 너무 아쉽다. 이에 감악산과 인근의 명물을 소개한다.

    선녀폭포에서 숲길을 따라 1.5㎞ 정도 산길을 타면 감악산 중턱의 연수사(演水寺)와 ‘물맞는 약수탕’을 만날 수 있다. 차로 가면 10분 안팎이면 도착한다.

    신라 헌강왕(재위 875~886)이 지병과 중풍으로 고생하던 중 연수사 대웅전 뒤 약수바위에서 나는 약수를 마시고 목욕해 병을 고쳤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2003년 이곳을 샤워장 형태로 정비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땀띠나 피부병 치료를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연수사에는 수령 600년이 넘는 은행나무도 있다. 경남도 기념물 제124호로 지정된 이 나무는 수나무로 높이 38m, 둘레 7m에 달한다.



    대도암 ‘신비의 돌’ 체험도 재미 쏠쏠

    거창군 남상면 무촌마을 무촌삼거리에서 좌회전해 300m쯤 가면 오른쪽 편에 ‘신비의 돌’로 유명세를 탄 대도암이 있다. 이곳엔 신비의 돌이 2개 있는데, 왼쪽 남근석 모양은 결혼·자손용, 오른쪽 타원형 돌은 소망을 비는 돌이다. 소망을 빈 후 돌이 안 들리면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고, 들리면 안 들어준다는 것이란다.

    관리인은 “10년 전 주지스님이 선몽을 꾼 후 절 앞에서 주워온 돌이 신비의 돌인데 영험한 돌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기엔 하루 1000명 이상이 다녀갔으나 4년여 전부터는 뜸해졌다”면서 “하지만 요즘도 새해나 입시·취업철에는 북적인다”고 전했다.

    신비의 돌은 해가 저물면 도난 방지를 위해 따로 보관한다. 실제로 수년 전 어떤 이가 훔쳐갔다가 반환한 적이 있단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연수사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닿는 감악산 정상이나 바로 아래 위치한 감악평원도 가볼 만하다.

    글= 홍정명 기자·사진=거창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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