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정연태 四柱 이야기] 구속된 강동희의 사주

  • 기사입력 : 2013-03-18 01:00:00
  •   



  • 18세기 영국 ‘켄트’주의 4대째 영주이던 ‘샌드위치’ 백작은 밥보다 도박을 좋아하는 도박광이었다. 이 영주는 카드를 손에 들면 하루 종일 밤이 깊어도 테이블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카드에 정신이 팔려도 종일 굶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자리를 떠서 밥을 먹자니 카드를 놓기가 싫고, 마침내 하인을 시켜 빵 두 쪽 사이에 고기를 넣고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을 만들게 했다. 그것이 바로 샌드위치의 기원이라고 한다. 도박이 얼마나 재미가 있었으면 제1의 욕구라는 식욕마저도 잊어버리게 만들까.

    ‘도박은 악마가 발명했다.’ 이 칼날 같은 한마디는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신의 도시’라는 저서에서 도박이 가진 속성을 이렇게 찌르고 있다. 노름 잘하는 자식 있으면 얼마 안 가 그 집 기둥뿌리가 뽑힌다는 말도 이 때문이다.

    성서 속에서도 제비뽑기를 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도박의 역사는 아마 인류의 역사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로부터 도박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독특한 유희성 때문에 손을 떼기는커녕 더욱 빠져드는 경향이 심해져 마약보다 끊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국프로농구 원년 MVP 출신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이 2년 전 승부조작에 가담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직장인들이 상상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닌 연봉 4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받는 스타감독이 승부조작을 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그 원인이 도박이라고 하니 사주가 궁금하다.

    1966년 12월 20일생이니까, 병오(丙午)년, 경자(庚子)월, 계축(癸丑)일로 나온다. 한겨울에 태어난 천상의 수(水)로서 어느 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는 백호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났다.

    또한 자신의 기운이 강해 운동선수 팔자가 맞다. 그리고 대운(大運)이 16살부터 20년간 목(木)으로 가면서 왕성한 활동력으로 재물의 힘을 강하게 하니 그야말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다. 부(富)와 명예가 겸전(兼全)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칠 수 있다. 하지만 36세 대운부터 ‘재물을 탐하면 인수(印綬)가 무너진다’고 하는 탐재괴인(貪財壞印)운에 들어섰으니, 자신이 가진 능력을 쓰지 않고 돈에 욕심을 부리면 부와 명예가 달아나 버리는 운이다.

    이런 것들을 모르고 사업(식당)을 해서 손재(損財)를 당하고, 도박으로 명예까지 잃는 일을 만들었다고 보인다.

    잘나갈 때 자만하지 말고 자신의 운을 한번 체크해 봤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좋지 않은 대운이 56세 이전에 끝나고, 그 이후부터는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운으로 바뀌니, 사업과 관련해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자신을 뒤돌아보는 기간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아무리 좋은 운이 오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만사 헛일이 될 터이니 말이다.

    농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아쉬움이 크지만, 그가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보고 싶다.


    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