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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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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8) 창녕 우포늪

물안개와 철새가 들려주는 우포의 서정시
1억4000만년 시간이 고스란히 고여 있는 신비한 생태천국

  • 기사입력 : 2013-02-2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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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안개가 깔린 창녕 우포늪. 새의 힘찬 날갯짓이 생동감을 준다./사진작가 조성제/
    우포늪에서 한 어부가 물고기를 잡고 있다.
    우포늪의 석양.
    먹이를 잡고 있는 기러기.
    우포늪을 날아오르는 철새.



    창녕 하면 우포늪을 빼놓을 수 없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 있는 우포늪은 약 1억4000만 년 전에 생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원시늪으로 창녕은 몰라도 우포늪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포늪은 사실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 등 4개 늪으로 이뤄져 있다. 가로 2.5㎞, 세로 1.6㎞, 담수면적 2.3㎢에 이르는 광활한 늪지는 수많은 동식물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우포늪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종류는 1500여 종에 이른다.

    가시연꽃(멸종위기종으로 지정·보호)을 비롯해 생이가래, 부들, 줄, 갈대, 골풀 등 480여 종의 식물과 논병아리,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 큰고니, 청둥오리 등 62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연못하루살이, 왕잠자리, 장구애비, 소금쟁이 등 55종의 수서곤충류와 두더지, 족제비, 너구리 등 12종의 포유류도 살고 있어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린다.

    생태계의 보고인 우포늪의 겨울은 철새들의 낙원이다. 북서풍이 세차게 불면 시끌벅적한 철새의 군무를 만끽할 수 있다.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들면서 겨울의 적막을 저만큼 밀어내고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틀고 수면을 박차오르는 힘찬 날갯짓, 하늘 가득 수놓은 각양각색의 비행, 새들의 황홀한 군무와 청아한 합창은 드넓은 우포늪을 가득 메운다.

    철새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때는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1월 말 사이이며, 2월 중순 이후는 귀향 채비에 바쁜 철새들의 갈무리 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정도이다.

    우포늪은 계절마다 완벽하게 다른 얼굴을 한다.

    두꺼운 겨울옷을 벗어던진 봄이면 물속에서는 노랑오리연꽃의 줄기가 물 위로 고개를 내밀며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늪 주변에서는 자운영을 비롯한 각종 꽃들이 봄빛으로 물들이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제공한다.

    들과 산에 싹이 돋듯 우포늪 물 위에도 파릇파릇 생명이 움트고, 여름이면 물도 풀도 나무도 온통 초록으로 물든다. 가시연꽃이 만개하면 물 위를 꽃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가을이면 온갖 물풀과 단풍이 색색으로 모여 한 폭의 수채화가 되고 억새와 어우러진 가을 정취도 만끽할 수 있으며, 겨울이면 눈 덮인 벌판에 적막한 고요 속에서도 철새들의 군무가 장관을 연출한다.

    우포늪은 사계절 각기 다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으로 오랜 세월의 우포가 만들어 낸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포늪은 국내에서 가장 큰 자연 늪이자 가장 큰 내륙습지로 1998년 3월 국제람사르협약에 등록됐고, 1999년 2월 습지보호지역(8.54㎢)으로 지정돼 같은해 8월 9일부터 습지보전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람사르총회 때 공식 탐방지도 우포늪이었으며, 2011년 1월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제524호)로 재지정, 2011년 2월에는 한국관광 으뜸명소 8곳에 선정, 지난해 1월에는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선’ 중 6위, 8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관광공사에서 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99곳’에 선정, 1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한국관광 100선 최고의 관광지’ 6위에 선정되는 등 우수한 자연경관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우포늪은 매년 장대하고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을 눈과 몸으로 담기 위해 방문하는 81만여 명의 관광객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우포늪의 탐방코스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세진주차장~대대제방~전망대를 잇는 1코스(왕복 1시간), 세진주차장~대대제방~배수장 뒤편~토평천~사지포제방으로 이어지는 2코스(왕복 3시간), 지방도 1080호선~장재마을~소목마을~주매제방~지방도 1080호선으로 연결되는 3코스(왕복 2시간), 지방도 1080호선~우만마을~가마골마을~목포제방~쪽지벌을 잇는 4코스(왕복 2시간)가 있다.

    우포늪 1코스 입구와 세진주차장 옆쪽 자전거 대여소에서 탐방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어 자전거를 이용한 우포늪 탐방도 가능하다.

    우포늪의 생태를 한눈에 파악하려면 세진주차장에 마련된 우포늪 생태관(월요일 휴관)에 들르면 된다. 유어면 세진리에 위치한 생태관은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인 우포늪의 생태환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포늪의 사계, 살아 있는 우포늪, 생태환경의 이해 등 각종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각 전시실에는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 및 영상과 실시간 우포늪 모니터링을 볼 수 있고 체험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다.

    우포늪에서는 자전거 투어, 소달구지 여행, 쪽배 체험 등을 할 수 있고, 영화 및 CF 촬영지의 단골 배경지 등도 관람할 수 있다.

    우포늪은 육지로 이행하는 생태적 천이의 중간단계로 각종 물질의 전환을 비롯 생물상의 종 조성에 있어서도 고도의 다양성을 지닌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부양력이 높은 생태계로서 생물학적, 수리학적 그리고 경제학적 가치를 높이 인정받고 있으므로 우포늪에 대한 관심과 보전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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