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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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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⑥ 합천예인촌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⑥ 합천예인촌
새로운 생명 불어넣는 서각체험
눈과 입이 즐거운 쿠키만들기

  • 기사입력 : 2012-02-0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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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군 용주면 봉기리 합천예인촌 전경.

    서각·목공예 전시관에 진열돼 있는 이헌웅 촌장의 작품들.

    합천예인촌 쿠키클레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쿠키를 만들고 있다./느티나무경남장애인부모회합천군지부 제공/

    합천예인촌에서 목공서각회 회원이 망치와 칼을 이용해 나무를 파내고 있다./성민건기자/
     
    목공예 작품에 사용될 수백년 된 고사목.

    도자기 핸드페인팅 체험 작품들.
     
    서각·목공예 작품 전시관



    서각 예술의 백미인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은 단 한 자의 오·탈자도 없다.

    팔만대장경의 기상이 서린 합천군 용주면 봉기리 합천예인촌에 가면 서각예술을 맛볼 수 있다.

    서각은 나무에 글자를 새기는 것을 말한다.

    명산대찰이나 이름있는 계곡의 정자에는 선현들의 명필을 서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글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그 미적 표현에 홀린다.

    민족문화 지킴이를 자부하며 이곳 옛 용호초등학교에 둥지를 튼 이는

    이헌웅(74) 촌장.

    합천읍에서 합천댐으로 가는 길에 있으며, 누구나 들러서 서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서각과 목공예, 쿠키클레이 등 다양한 체험공간인 합천예인촌을 소개한다.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주 초 약간은 을씨년스런 교정을 지나 안내를 받은 곳은 사무공간으로 개조한 한 교실. 이헌웅 촌장으로부터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 받으며 서각인의 삶을 듣는다. 이씨는 울산에서 한국비료, 석유화학 등에서 20여 년간 직장생활, 이후 개인사업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 삼아 서각을 배웠으며,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퇴직 후 의미있는 삶을 고민하던 그는 이곳에 예술촌을 만들어 서각과 목공예 작품활동에 전념한다.

    옆방 전시실로 옮겨 서각과 목공예 예술세계를 접한다. 교실 3개를 헐어 만든 개인 전시실에는 각종 서각과 목공예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형태의 나무에 서각,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나무는 이씨의 손을 거쳐 물개가 되고, 학이 되고, 백두산이 되었다. 여러 모양의 나무에는 ‘일편단심(一片丹心)’‘맥(脈)’‘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새겼다. 글자도 낱글자를 그대로 새기기보다, 변형시켜 구성미를 추구했다.


    ◆서각 재미에 추위도 잊는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면 서각 무료강습이 있는 날.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든 이들은 합천목공서각회 회원들이다. 난롯불에 떡국을 끓여 점심을 해결한 뒤 작업에 들어간다. 매주 한 차례 습작모임을 갖고 회원간 작품품평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밖에 놓인 작업대에서, 추위는 아랑곳없다는 듯 서각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입문 얼마 안 된 신입회원은 선을 새기고 있다. 나무에 그려놓은 선을 따라 칼자루를 대고, 망치질을 한다. 3~4개월의 기초과정을 마치면 간단한 작품에 도전할 수 있다. 삼가면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정병철(53)씨는 입문 3개월째. ‘뿌린 대로 거두리라’를 파고 있다. 획 하나하나를 새기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아차하면 작품을 망친다. 망치질 한 번마다 떨어져 나가는 나무조각, 세상 근심도 같이 떨어낸다. 정씨는 “서각은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마음수양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시간이 정말 잘 간다”며 서각하는 재미를 설명한다. 지켜보던 선배회원이 더 깊이 파라며 칼을 받아든다. 힘차게 쳐낸다.

    서각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잘라 말린 나무를 사포질한 뒤 래커로 도포한다. 글씨를 쓴 종이를 나무에 붙이고 말린다. 글자를 새긴 뒤 종이를 닦아내고 사포질, 채색과정을 거쳐 다시 사포질과 도포한다. 전문가 단계에 들어서면 나무를 고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나무 재질이나 형태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기 때문. 좋은 나무에 욕심을 내는 이유이다.

    서각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문자의 자면이 위로 나오게 새기는 양각, 문자의 지면이 새겨진 모습의 음각, 이를 혼합한 음양각 등이 있다. 하나의 작품에 2가지 이상의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헌웅 촌장의 안내로 전용작업실을 둘러봤다. 다양한 서각공구와 작품을 위해 건조 중인 나무들, 목공예를 위해 준비한 나무가 곳곳에 쌓여 있다. 운동장 한편에는 수백년 된 고사목도 구해 놨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서각을 가르쳐 준다. 칼을 다루는 만큼 어린이는 부모와 함께해야 한다. 서각은 하루이틀 만에 배울 수 없기 때문에 서각작품과 작업과정을 체험하는 것도 서각 입문의 소중한 공부가 될 것이다. ☏ 931-2031.


    ◆ 또 다른 체험-톨페인팅, 쿠키클레이, 토피어리

    합천예인촌은 서각과 목공예를 하는 이헌웅 촌장과 느티나무경남장애인부모회합천군지부에서 운영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임영화 지부장과 부인 조윤주씨가 운영하는 쿠키클레이, 톨페인팅, 토피어리, 가구조립 체험교실이 그것.

    쿠키클레이는 점토수업에서 업그레이드된 교육프로그램. 클레이로 표현하던 조형미술 분야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쿠키를 만드는 요리프로그램을 접목해 만들었다. 우리밀 반죽에 클레이 기법을 활용해 쿠키를 만들어 구워 먹는다.

    어린이들에게 근육과 창의력 발달, 색상감각과 집중력 향상 등의 효과를, 노인들에겐 치매예방에 도움을 준다.

    톨페인팅(Tole-Painting)은 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 낡고 오래된 가구나 일반용품을 리폼해 장식적 기능을 살려 실용성을 추구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작품마다 밑그림이 있어서 어느 정도 기법이나 테크닉만 익히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토피어리(Topiary)는 물이끼를 이용해 만든 작은 식물장식품. 가정용 미니 토피어리는 인형형태뿐 아니라 화분이나 바구니를 응용해 액자 등을 만든다.

    이 외에도 도자기 핸드페인팅도 한다. 백토 초벌도자기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채색, 유약을 바르는 체험이다. 작품은 구워서 체험자에게 택배로 보내준다.

    또 가구조립체험도 가능하다. 자재는 제공해주며, 문패나 커피통 등은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다. 체험비는 1인당 5000~1만5000원. 1주일 전에 예약하면 된다. ☏ 010-8702-0400.


    ★ 주변 볼거리

    ▲ 합천호 관광지= 100리 벚꽃길은 전국 명소. 4월 벚꽃은 합천호반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 합천영상테마파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바람의 파이터’, 드라마 ‘서울1945’ 등 수많은 영상물 제작장소로 활용됐다. 서울역, 조선총독부 등 1930년대에서 1980년대 서울을 그대로 재현했다.



    ▲ 이주홍어린이문학관= 아동문학의 거장인 이주홍의 문학적 성과를 살펴볼 수 있다. 생가시설을 복원하고 상설전시장, 자료실, 어린이도서관을 갖췄다.


    글= 이학수기자 leehs@knnews.co.kr

    사진= 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경남을 가다-체험여행’의 체험 아이템과 체험마을을 추천받고 있습니다. ☏ 055)210-6090 경남신문 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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