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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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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양띠생 여자

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기사입력 : 2011-11-1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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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평소에 알고 지내는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궁합을 봐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혼하고 몇 년째 혼자서 살고 있는데 올해는 부쩍 재혼을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는 남교사이다.

    본인 사주는 알고 있으니 상대방 여성의 사주를 물어 보았다. 67년생 양띠다.

    그러지 않아도 오늘은 서로 친구 사이인 여성 세 명이 다녀갔는데 모두 45세 정미(丁未)년 양띠생들이었다. 세 명 모두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은 이혼했고, 두 명은 남편이 있기는 하지만 무능하든지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본 사주 중 정미년에 태어난 여성의 사주를 모두 정리해 보았는데, 뜻밖에도 다른 띠에 비해 남편 덕이 없는 여성이 월등히 많았다.

    양(羊)은 온화한 동물이라는 것이 우리들이 가진 통념이다. 그래서 호랑이 해에 태어난 사람은 사납고 용맹스럽지만 양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온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친절하고 다정다감하며 양처럼 순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음양오행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계절로는 양의 달은 음력 6월로서 미(未)월에 해당하는데 한창 무더운 여름이고 간지 (干支)에 대응시켜 보면 불(火)에 속한다.

    양은 실제로도 습기를 싫어하고 건조한 것을 좋아하며, 병후에 사람이 양고기를 먹으면 반드시 열이 난다는 등의 이야기는 ‘본초(本草)’같은 문헌에 요란스럽게 씌어 있으니 양기(陽氣)가 강한 동물이다.

    음양곽(淫羊藿)이라는 약초는 숫양이 이 풀을 뜯어먹고 하루에 백 마리도 넘는 암양과 교접을 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숫양이 울타리에 부딪친다’는 뜻의 ‘저양촉번’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 숫양은 한 번 울타리에 부딪쳐서 뿔로 받기 시작하면 뒤로 물러날 줄 모르고 앞으로만 나가려고 애를 쓰기 때문에 결국은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일보후퇴하면 다른 길이 열릴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해 앞뒤 가리지 않고 돌진하며 초조해하는 우둔한 사람을 비웃을 때 이런 표현을 쓴다. 양띠의 속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정미(丁未)년은 뜨거운 모래사장에 모닥불을 피워놓은 형상을 하고 있으니 그 화기(火氣)가 극에 달해 있는 셈이다.

    이런 경우 火의 속성을 지니게 되니 예(禮)가 있고, 원칙을 지키며 신의(信義)도 있다. 겉보기에는 냉정하나 내면은 따뜻한 정을 품고 있는 사람으로서 믿음성도 있다. 하지만 순진해서 애정관계에 있어 불행을 맞는 일이 종종 있다.

    외면은 명랑하고 밝으며 농담도 잘하며 남과의 사교성도 매우 좋으나 내심에는 지나치게 혼자 걱정이 많아 때로는 비관적인 성격을 숨기고 있다.

    대기만성이라 포부가 커고 재주가 우수하나 고향을 떠나 자수성가하며 이혼을 한 번 경험한 경우라면 그 한 번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잘 살아갈 수 있는 유형이다.

    다행히 선생님과 이 여성 사이의 합은 나쁘지 않으니 서로 만나 보면 좋은 일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역학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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