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30일 (목)
[시가 있는 간이역] 벌- 김시민
벌을 건드리면
벌은
벌침으로
벌을 주지
벌에 쏘이면
너무 아파
그런데,
...2023-08-03 08:08:24
[시가 있는 간이역] 나무를 만진다- 최석균
나무는 사람 손길 닿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 소리 들리는 쪽으로 푸릇푸릇 냄새를 뿜는다
...2023-07-27 08:07:59
[시가 있는 간이역] 우는 바람 - 진효정
바람이 울고 있었다
창문을 마구 흔들면서 울고 있었다
들어줄 귀를 찾는 것 같았다
꽉 다문...2023-07-20 08:18:55
[시가 있는 간이역] 지리산 구상나무로 와서- 강호인
후생에 연緣이 있어 이 세상에 다시 온다면
사람은 될 수 없고 그 뭔가로 올 수 있다면
지리...2023-07-13 08:11:31
[시가 있는 간이역] 풀벌레 소리- 이창규
풀벌레 소리가
오솔길을 따라다니다가
해 질 무렵
온 들에 자리 깔고 앉았다.
어둠을...2023-07-06 08:11:42
[시가 있는 간이역] 수연산방에서 - 「무서록」을 읽다 -고두현
문향루에 앉아 솔잎차를 마시며
삼 면 유리창을 차례대로 세어본다
한 면에 네 개씩 모두 열...2023-06-29 08:04:43
[시가 있는 간이역] 파문을 씹는 몽돌- 정영선
바닷가에서 몸을 다진 몽돌은 파도를 먹고 산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다갈다갈 파문을 씹는 ...2023-06-22 08:11:06
[시가 있는 간이역] 너는 나와 달라서- 윤정란
가만 들여다보면 하늘 감춘 두루마리
말들이 흘러넘쳐 흘리는 동틀 무렵
하나도 붙들지 못한...2023-06-15 08:17:03
[시가 있는 간이역] 나무처럼 살기- 이경숙
욕심부리지 않기
화내지 않기
혼자 가슴으로 울기
풀들에게 새들에게
칭찬...2023-06-08 08:13:13
[시가 있는 간이역] 빈방- 양민주
아내 이르기를
빈방에 우두커니 앉아 웬 청승이람!
일순간, 모순
빈방은 내가 없고
...2023-06-01 08:11:46
[시가 있는 간이역] 민들레 302호- 황숙자
현관을 들어서면 오래 보았는데도
낯설은 기억이 홀씨로 흩날리고 있다
젖은 침대같이 ...2023-05-25 08:07:24
[시가 있는 간이역] 어느 비둘기의 독백- 김복근
나는 평화주의자 때로는 전서구
어머니 가슴 같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주린 배 가련한 봄날 꿈...2023-05-18 08:09:52
[시가 있는 간이역] 꽃송이 같은 어린이- 조평규
신랑 각시 사는 집에
하늘이 주신 선물
귀여운 아기
햇빛이 보살피고
달빛이 쓰다듬...2023-05-11 08:07:53
[시가 있는 간이역] 마술사의 달- 이주언
검은 모자를 쓰고 복화술사처럼
눈빛으로 말을 한다 검은 옷깃 매만진다
자 여러분, 이제 마...2023-05-04 08:03:20
[시가 있는 간이역] 봄날의 심장- 마종기
어느 해였지?
갑자기 여러 개의 봄이 한꺼번에 찾아와
정신 나간 나무들 어쩔 줄 몰라 기절하...2023-04-27 08:10: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