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나무는 바위라는 장애를 끌어안는다- 이영옥(시인)
어느 시인이 노래했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바위는 앉은 채로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고. 그렇다면 양은 어떻게 도착했을까? 2014년의 청마가 힘겹게 뛰어오는 것을 지켜본 양은 무슨 마음으로 바통을 넘겨받았을까? 우...2015-01-02 11:00:00
- [작가칼럼] 사람이 그리운 시대의 자화상- 백남오(수필가)
사람이 그립고, 사람이 그리운 시대다. 도처에는 사랑의 속삭임도, 우정의 맹세도, 잔을 부딪치는 감미로운 소리도 넘쳐나지만 마음 한편은 언제나 공허함이 감돈다. 자기 이해관계에 상충되면 그 수많은 날들의 약속마저도 속절없이 무너뜨림을 알기 때...2014-12-26 11:00:00
- [작가칼럼] 한국문학 생생 프로젝트- 성윤석(시인)
시나 소설을 배워서 시인이나 작가가 될 수 있다면, 시나 소설은 기술이나 자격증이지 문학이 아니다. 나는 무슨 창작반 같은 데서 좋은 문인이 나오는 모습을 본 일이 없다. 게다가 문학에 무슨 지방이 있겠냐만, 여러 지방에 노골적으로 등단반 같은 ...2014-12-19 11:00:00
- [작가칼럼] 더 늦기 전, 후회하기 전에- 천융희(시인)
어쩌다 생각나면 불쑥 전화해서, 얼굴 한번 보자며 만나는 친구가 있다. 며칠 전, 벽에 기댄 채 커피를 마시는 그녀의 낯빛이 왠지 불안해 보였다. 어디 아프냐고 묻다 보니 수개월 전에도 그랬던 기억이 떠올랐다. 애써 피하려는 친구에게 병원은 가...2014-12-12 11:00:00
- [작가칼럼] 머피의 법칙- 김진희(시조시인)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척척 해결되고 술술 잘 풀리는 경우인 샐리의 법칙과 반대로 자기가 바라는 것은 이뤄지지 않고 계속 나쁜 쪽으로만 흐르는 것을 머피의 법칙이라고 한다. 속담으로는 엎친 데 덮친 격, 또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이 해당된다. 누...2014-12-05 11:00:00
- [작가칼럼] 문학으로 아름다운 세상- 백남오(수필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인류의 고전이다. 산티아고 노인이 거대한 물고기와 사흘 낮밤 사투를 벌이며 외치는 대사는 승부 자체가 아니라 최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2014-11-28 11:00:00
- [작가칼럼] ‘쓰는 이’의 기질- 성윤석(시인)
원자번호 22번, 원소기호 Ti라 불리는 주기율표 금속 중에 티타늄이라는 게 있다. 화학사업을 하는 동안 만났던 금속원소들 중의 하나다.
이 티타늄의 성질은 독특해서 제련도 용접도 잘 안 되는 금속이다. 잘 섞이지 않고 혼자 있으려는 ‘스따(스스...2014-11-21 11:00:00
- [작가칼럼] 자극과 반응 사이, 쿠션- 천융희(시인)
낙엽 타는 냄새가 그리운 탓인가. 구르몽의 시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엎드려 ‘낙엽’ 하나 주워본다. 밟으면 날갯소리 같고 여자의 옷자락 끌리는 소리 같다는 시인의 문장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가로수 아래로 몇 정거장을 더 걸어 서점에 들렀다....2014-11-14 11:00:00
- [작가칼럼] 인문학 다시 읽기- 김진희(시조시인)
“작은 휴대폰 하나에도 본질적인 인문학적 통찰이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에 모두 반영돼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한 스티스 잡스에 이어 모 기업가는 강연에서 인문학과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읊었다 한다.
저...2014-11-07 11:00:00
- [작가칼럼] 지리산 ‘용유담’에서- 백남오(수필가)
지난여름 ‘수필창작교실’ 문우들과 지리산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점필재 김종직과 김일손 선생이 오른 ‘오도재’를 넘어 백무동으로 들어가 ‘한신계곡’에서 잠시 노독을 풀었다. 자연이 얼마나 많은 것을 베풀고 문학적 영감을 제공하는지에 공감하며 ...2014-10-31 11:00:00
- [작가칼럼] 결과없는 과정, 목적없는 상태로서의 예술- 성윤석(시인)
지난 여름 부두 하역작업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설치미술가 한 분과 큐레이터 한 분이 찾아왔다.
그 전에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 소개로 전화가 와 인사를 나누고, 시장의 소음 속에 방문 취지를 들었던지라, 사전에 구체적인 언질이 없어 자리...2014-10-24 11:00:00
- [작가칼럼]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천융희(시인)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의 전조’라는 시의 부분이다. 시인의 상상력과 통찰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자연의 미세한 사물을 건드려 이처럼 우주를 발견하고 천국을...2014-10-17 11:00:00
- [작가칼럼] 아, 독도! 그리움의 향기를 날리고- 김진희(시조시인)
“독도를 밟는 사람은 모두 애국자다.”
제16호 태풍 ‘풍웡’의 영향으로 바다 위에서 춤추던 울릉도행 썬플라워호를 탄 일행들이 창백한 얼굴을 한 동료들에게 위로하는 말인 줄 알면서도 울렁거림은 쉬이 낫질 않았다. ‘얼마나 기다렸던 날인가!’ ...2014-10-10 11:00:00
- [작가칼럼] 공짜로 드립니다- 김영혜(수필가)
세일! 할인! 마트건 백화점이건 이런 행사에는 예외 없이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할인하는 품목들은 생활에 꼭 있어야 하는 것들이 아니다. 있으면 우리의 생활을 풍족하고, 여유로워 보이게는 할지 모르나 없다고 크게 아쉽거나 불편...2014-09-26 11:00:00
- [작가칼럼] 권할 수 없는 낙- 김이듬(시인)
이집트로 여행 다녀온 시인을 만났다. 그가 현지에서 산 담배 몇 갑을 내밀었다. 그 담뱃갑을 보는 순간, 끔찍했다.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사망 직전의 남자 사진, 피고름 나는 잇몸에 썩어빠진 치아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들이 아찔해서 도...2014-09-19 1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