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또 음주운전… “이래서야 누구를 단속하겠나”

경남청 소속 경위 창원서 회식 뒤 음주사고

기사입력 : 2021-08-31 15:33:28

  •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들이 올 들어 음주운전과 음주운전 사고로 잇따라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 수뇌부가 '기강 잡기'에 나서도 근절되지 않고 있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관련기사 ▲“단속 강화” 다음날 경찰간부가 음주사고 )

    3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소속 30대 경위 A씨는 지난 27일 오후 9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위해 멈춰있던 앞선 차를 들이받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적발돼 입건됐다. 적발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이날 저녁 같은 부서 직원 4명과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기사를 부른 후 지체되자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지난 30일 직위해제하는 한편 정확한 경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또 경찰은 A씨의 음주운전 적발 당일 창원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였던 점과 모임자제 권고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 같은 부서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직사회 모임과 음주자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경찰의 음주운전·음주운전 사고는 올 들어 끊이지 않고 있다.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 적발만 올 들어 알려진 것만 6건, 최근 한 달 새에만 3건에 이른다.

    지난 7월 24일 오후 9시께 함양경찰서 소속 경감 B(58)씨는 함양군 함양읍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적발됐다. B씨는 이날 지인들과 안의면에서 술을 마신 뒤 주거지인 함양읍으로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으며,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주거지 인근에서 붙잡혔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함양군 지곡면의 한 도로에서는 거창경찰서 소속 경감 C(52)씨가 서행하던 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뒤 달아나 피해차주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당시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면허 취소 수준이었으며, C씨는 적발 당일 전 근무지였던 함양경찰서 과장 등 직원들, 그리고 일반인과 함께 전북 무주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5월 창원에서는 진해경찰서 소속 경감급 간부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뒤 정차해 있다 음주운전을 의심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 4월에는 양산경찰서 소속 경장과 사천경찰서 소속 경위가 각각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거나 음주운전한 혐의로 적발됐다.

    경남경찰의 음주운전 적발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속 내려진 사적모임 자제 지시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여러 차례 받고 경찰 수뇌부가 나서 공직기강 확립에 나선 가운데 또 음주 비위가 발생하면서 '백약이 무효'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청은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자 5인 미만의 사적모임·음주회식도 자제하도록 일선 경찰청과 경찰서에 권고한 바 있으며, 이문수 경남경찰청장은 B씨, C씨 적발 이후인 지난 7월 25일 오전 도내 경찰서장급 간부를 대상으로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경남경찰청./경남신문 DB/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