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경찰 간부, 골프·회식 모임도

사고 당일 경찰 간부·일반인 등

기사입력 : 2021-07-27 20:36:45

  • 속보= 경남경찰이 음주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튿날 거창경찰서 간부가 ‘음주 뺑소니’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간부는 사적모임 자제령을 무시하고 적발 당일 같은 경찰서 직원 다수와 타 지역에서 골프 모임과 음주회식까지 가진 것으로 확인돼 또 한번 물의를 빚고 있다.(27일 5면 ▲함양경찰서 간부도 음주운전 적발 )

    경남경찰청은 감찰팀을 경찰서로 보내 해당 간부를 비롯한 골프 모임 참석자들이 감염병예방법과 ‘김영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9시께 함양군 지곡면의 한 도로에서 서행하던 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뒤 달아나 피해차주의 신고로 덜미가 잡힌 거창경찰서 소속 경감 A(52)씨는 적발 당일 함양 경찰서 과장 등 직원들, 그리고 일반인과 함께 전북 무주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골프 모임에는 경찰서내 골프동호회원 중 8명 이상이 함께 했으며, 여기에는 경찰이 아닌 일반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행 중 A씨를 포함한 4명은 골프 모임 이후 저녁 7시께 함양읍의 한 식당에서 음주회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나온 수십만원의 식비는 이들이 아닌 다른 사람이 따로 와서 계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같은 경찰서를 비롯해 경찰 조직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또 A씨의 ‘음주 뺑소니’ 이후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남경찰청 감찰팀도 이를 인지하고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경남경찰청./경남신문 DB/

    경남경찰청은 A씨의 음주 뺑소니 혐의는 물론 8명 이상이 함께한 골프모임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또 저녁 식사비 계산이 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공직자 등은 직무와 관련있는 사람으로부터 3만원이 넘는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 단체로 식사 대접을 받았을 경우 1인당 접대 비용은 n분의 1로 상한 여부를 따진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27일 “감염병예방법과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골프모임 참석 인원, 식사비 결제 등 (쟁점들을) 규명할 예정이다”며 “현재 해당 경찰서에 대한 감찰조사가 진행 중이고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A씨 일행의 골프모임·회식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속 내려진 사적모임 자제 지시에도 불구하고 열린 것이라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공직기강 해이의 한 단면이란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부터 새어나온다. 경찰청은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자 5인 미만의 사적모임·음주회식도 자제하도록 일선 경찰청과 경찰서에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는 모임 전날인 지난 23일에도 공문을 통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경남경찰청은 27일 0시를 기해 을호 비상을 발령했다. 을호 비상은 대규모 집단사태나 테러·재난 등이 발생해 치안 질서가 혼란해졌거나 그럴 징후가 예견될 때 발령되는 경계 등급이다. 경찰관 연차휴가가 중단되고 가용 경찰력의 50% 이내를 동원할 수 있게 된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