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김종영 조각품 왜 대구미술관으로 기증됐나

창원 출신 김종영 선생 ‘작품 67-4’

기사입력 : 2021-05-06 20:57:03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소장 작품 가운데 100여 개의 작품이 출신 작가 연고지의 공공미술관에 기증된 가운데, 창원 출신 조각가 김종영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에 기증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미술계에 따르면 이 회장 유족은 지난달 28일 이 회장이 남긴 미술품 일부를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강원 양구 박수근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했거나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기증품 수는 대구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 각 21점, 박수근미술관 18점, 이중섭미술관 10여점이다. 하지만 이 중 대구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가운데 창원 출신 조각가 김종영의 작품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종영 作 ‘작품 67-4’./대구미술관 유튜브 캡처/
    김종영 作 ‘작품 67-4’./대구미술관 유튜브 캡처/

    대구미술관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이인성(7점), 김종영(1점), 문학진(2점), 변종하(2점), 서동진(1점), 서진달(2점), 유영국(5점), 이쾌대(1점)등 작가 8명의 작품 21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히고 작품 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 포함된 김종영의 작품은 1967년 작 ‘작품 67-4’다.

    대구미술관은 이들 작품을 12월께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전시를 기획 중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도내 문화계 일각에서는 ‘김종영과 대구는 무슨 연관성이 있느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김종영 선생이 창원 출신 조각가라는 사실이 자명하기에, ‘지역 연고에 따른 기증’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문학진은 서울 출신, 유영국은 경북 울진 출신으로 대구 출신 작가가 아니다.

    도내 한 문화계 인사는 “기증절차에 관여한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각 미술관 배분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김종영 선생이 창원 출신이라는 점을 몰랐을 리 없지 않느냐”며 “혹여 기증자가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대구미술관 측은 김종영 작가가 대구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기증의 기본 원칙대로 연고지를 바로잡아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미술관 측은 ‘김종영 선생이 대구에 연고가 있는 작가가 아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증작품 선정은 삼성 측에서 결정했으며, 21점 모두를 대구출신 작가들의 작품이라고 규정해서 대구미술관에 기증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삼성 측에서 기증한대로 작품을 받았을 뿐이다. 김종영, 문학진 선생 같은 경우 대구 연고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1980년대 이전에 제작된 근현대 미술작품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서 김종영 선생의 작품이 기증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