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속도 5030 “사고 예방” vs “탁상행정” 엇갈린 반응

시행 첫 주말 도민 목소리 들어보니

기사입력 : 2021-04-18 21:01:09

  • 도심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된 첫 주말, 경남지역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인명피해를 부르는 대형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안전속도 5030’은 보행자 통행이 잦은 도시부(도시지역 중 주거·상업·공업지역) 내 도로의 제한속도를 기본 시속 50㎞, 주택가·어린이보호구역 등 이면도로는 30㎞로 각각 제한하는 정책으로 지난 17일부터 경남 등 전국에서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도심부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된 첫 주말인 18일 오후 차량들이 제한속도 50㎞인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도심부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된 첫 주말인 18일 오후 차량들이 제한속도 50㎞인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속도 줄어 사고 위험 줄어들 것”= 박나래(39·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도로에 차량 속도가 줄었다는 자체로 안심이 된다”며 “나 자신도 운전을 하면서 더 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형(27·진주 호탄동)씨는 “차량 속도가 느리면 사고가 나도 목숨을 잃는 큰 사고의 위험이 적어지지 않겠느냐”며 “보행자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로부터 좀 더 안전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김미애(52·여·김해 내외동)씨는 “운전을 하다보면 갑자기 사람들이 도로로 튀어 나올 때가 있는데 제도적으로 속도를 제한하게 되면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실 반영 못한 ‘탁상행정’= 제한 속도를 낮추는 정책이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김준희(31·마산합포구)씨는 “제한속도를 낮춘 장점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며 “첫날 도로에 나가보니 감시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일 뿐 이후 다시 속도를 높이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교통 정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정가진(30·창원시 마산회원구)씨는 “해안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는데, 출퇴근시간이면 항상 막히는 도로인데 제한속도가 낮아지면서 출퇴근 소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이를 감안해 평소보다 시간을 앞당겨 출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창원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윤 모(67)씨는 “제도 첫날인 17일 밤 한 승객이 탑승했는데, ‘택시가 왜 이렇게 늦게 가냐’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며 “바뀐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 이용객 입장에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지 못하니 짜증을 낸다. 속도가 줄면 요금도 더 많이 내야하고, 목적지도 늦게 도착해 고객들의 불만이 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무인교통단속카메라를 새로 설치하는 동안은 계도를 하고 향후 3개월 뒤부터는 단속을 시행할 예정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제한속도가 낮아지면서 운전자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사고 감소 등 교통사고 예방에는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운전자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에 속도 하향이 운전자의 운전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유진·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