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칼럼] 소통의 부재와 소통의 남용- 황선욱(경남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

기사입력 : 2014-01-06 11:00:00




  • MBC의 ‘아빠 어디가?’, SBS의 ‘자기야-백년손님’으로 대표되는 일명 ‘가족 예능’들이 안방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박지종은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현재 사회에 부재한 어떤 것을 채우는 반대급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를 만족하게 한다고 말한다.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에겐 가깝고도 멀 수밖에 없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 프로그램은 MBC 일요 예능의 부활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201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박지종은 ‘자기야-백년손님’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한다. 예전의 ‘자기야’는 부부 관계에 대한 뒷담화 위주 방송이었지만, ‘자기야-백년손님’은 장모와 사위의 모습을 그리는 방식으로 포맷을 변경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전혀 관심을 두지 않던 관계이다. 어색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는, 소통의 결핍이 있을 수밖에 없는 관계가 드러나고 시청자들은 재미와 더불어 따뜻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족 예능 프로그램들이 사랑받는 것은 우리의 결핍을 정확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우리가 현재 가족 안에서 소통의 부재를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부재’의 사전적 의미는 ‘그곳에 있지 아니함’이다. 소통이 가정 속에 있지 않다면 어디 있는가? 소통의 목적은 사교와 관련이 깊다. 사람들은 소통하지 않고서는 어울리면서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것은 소통의 중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 간 소통은 정으로 이어진다. 이 정을 공(公)과 사(私)로 구분해 베풀지 못한다면 소통의 남용이다. 소통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사회는 정에 겨워, 실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로 나아갈 공산이 크다. ‘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소통의 남용으로 볼 수 있다. 골든글러브는 한 해 동안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스트10 상이다. 최고의 격전지는 투수 부문이었다. 투표 결과 국내 선수인 넥센의 손승락에게 그 영예가 돌아갔다. 문제는 수상자가 발표되면서 시작됐다. 투표 결과를 확인한 야구인들과 팬들은 분노했다. 성적 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이 철저히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 출입기자단과 야구 관계자의 투표에 의해 선정된다. 이에 대해 어느 스포츠 일간지 프로야구 전문기자는 “투표인단과 선수들 간의 친분관계가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사심 같은 것들이 들어가지 않나”라고 말했다. 소통으로 맺어진 친분이 국내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깎아내렸다. 가정에서 그토록 찾던 소통이 사회에선 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2012년 기준 공공기관 평가에서 해임 건의나 경고 등 낙제점을 받은 기관장 18명 가운데 15명이 정치권이나 공공기관 관련 상위 부처 등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로 나타났다. 실력보다 친분이 제일인 사회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낙하산 인사를 뿌리 뽑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바람직한 소통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을 쌓는 소통은 이제 가정으로 돌려주자.

    황선욱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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