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칼럼] 대학생의 취미, 재미인가 스펙인가?- 박인후(창원대 신문방송학과)

기사입력 : 2013-12-16 11:00:00





  • “저는 사진 찍는 것이 취미입니다.” “독서가 제 취미예요.” “음악 감상은 제 취미 중 하나예요.”

    사람들에게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대개 이런 대답이 나온다. 취미란 무엇인가?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취미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적사항을 적을 때 취미를 기입하는 공란이 있다. 그 공란을 채워야 할 때마다 ‘무엇을 적어야지’ 하고 고민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겐 그런 자유마저 없어져 버렸다. 누가 취미의 자유를 빼앗아 갈까. 그것은 바로 취업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에도 취미를 적는 난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진짜 자신의 취미를 적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독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감상이라고.

    하반기 채용이 가장 활발하던 지난 10월, 취업 전문 강사가 ‘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할 점’에 대해 특강을 했다. 나는 아직 취업을 준비할 학년이 아니었지만 미리 대비할 생각으로 선배와 함께 그 자리에 참석했다.

    강의 중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알려주는 시간이 있었다. 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 면접관들은 취미까지 봅니다. 취미란에 진짜 자신의 취미를 적으면 안 됩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자기소개서에 진짜 취미를 적지 말라는 얘기를 듣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강사는 곧이어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의 사회성을 보여줄 수 있는 취미를 적어야 합니다. 혼자 하는 활동, 즉 독서나 사진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춤 동아리나 밴드 같은 것이 면접관들이 봤을 때 사회성이 더 좋아 보입니다.” 그러면서 단정적인 어투로 “취미를 스펙의 일부로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그 자리에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몇 년 뒤에 나도 거짓 취미를 적어야 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무리 취업난이 심각하다지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이 즐기는 활동인 취미에 대해 좋으니 나쁘니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취미마저도 그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가 됐다는 게 서글프다.

    인터넷에서 ‘취미’에 대해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는 ‘자기소개서 취미’나 ‘이력서 취미’가 뜬다. 들어가 보면 면접관들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대해 설명한 글도 있고, 심지어 자신의 특기까지 고쳐야 한다는 글도 보인다.

    그중엔 정말 어처구니없는 글도 있었다. “제 진짜 취미는 공연 관람이에요. 잘 속여야겠죠?”

    면접관을 속이겠다는 어느 개인의 생각에 ‘그건 아니다’라고 댓글을 달고 싶었지만 참고 말았다.

    ‘어떻게든 입사만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취미마저도 스펙으로 바꾸라고 강조하는 취업 전문가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하고, 기업에서도 면접을 볼 때 취미를 스펙으로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의식이다. 즐기기 위해 해온 취미가 있다면, 자기소개서에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적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진정한 도전이 아닐까.

    박인후 창원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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