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아이들을 위한 경찰관의 등굣길 작은 선물
마산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정우정
매일 아침
7
시
,
마산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사무실은 정신없이 분주하다
.
한 켠에선 꽃 팔러 나가는 동네 꽃집 언니같이
,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러 가는 옆집 총각처럼
,
곱게 포장한 색색깔 비누장미를 등교하는 여중
·
고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준비하고
,
또 한 켠에선 아침밥을 정성스레 준비하는 어머니처럼 바쁜 등교시간 배고픈 남중
·
고생들의 허기를 달래줄 초코빵을 준비한다
.
등굣길
,
경찰관이 뜬금없이 왜 장미꽃과 초코빵을 들고 학교에는 왔을까
?
패잔병처럼 피곤해하며 교문을 들어서는 아니들은 처음에는 쭈뼛쭈뼛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의문스런 표정으로 물끄러미 쳐다만 보다가
“
아침 일찍 등교하느라 고생이 많지
?
이쁜 꽃 하나 받아가고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
” “
아침은 먹고 다니니
?
초코빵 먹고 오늘 하루도 힘내서 파이팅
”
이라고 말하는 학교전담경찰관의 한마디에 아이들은 이내 활짝 미소 지으며 기분 좋게 받아간다
.
그 꽃과 초코빵에는
“
어제를 배우고
,
오늘을 살며
,
내일을 꿈꿔라
” “
너희들 모두가 행복하길 바래
.
내가 도와줄게
”
라는 문구와 학교전담경찰관의 사진
,
연락처
,
학교폭력 신고 요령이 안내된 학교폭력 헬퍼카드가 부착되어 있다
.
아이들에게 기분 좋은 하루도 선물하고 학교폭력 예방 홍보도 할 수 있는
1
석
2
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기획한 마산중부경찰서의 이색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이다
.
감수성이 풍부한 여학생들에게는 아침 등굣길 장미꽃을 선물하는
SPO(
학교전담경찰관
)
의 프로포즈를 성장기 항상 배가 고픈 남학생들에게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5
가지 약속
(
학교폭력
ㆍ
음주
ㆍ
흡연
ㆍ
가출
ㆍ
교권침해 금지
)
을 하며 초코빵을 나눠주는
5No! OH~YES
가 바로 이것이다
낙엽 굴러가는 소리에도 꺄르르 웃는 순수한 영혼의 우리 아이들
...
한창 감수성이 풍부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고민도 많은 학생들이지만 모든 것을 다 뒤로하고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
특히 고등학생들은 학교폭력에 대해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
.
학교전담경찰관이 가서 교육을 하고 여러 홍보 활동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직접 와닿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니고서는 입시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 밖의 일일뿐이다
.
사실상 내 옆에서 학교폭력을 당하는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전담경찰관을 찾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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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누를 수 있는 여유와 용기가 있는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
그래서 경찰관이 나누어 주는 홍보전단이나 카드는 그냥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하지만 예쁜 장미꽃과 초코빵으로 기분을
UP
시키고
,
거기에 부착된 헬퍼카드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게 하였다
.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전쟁을 치를 무기를 준비하듯 밖에서 뛰어놀 시간도 없이 학교를 마치면 학원차를 타고 이 학원 저 학원을 돌아 어두워진 밤이 되어야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
가족과의 대화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기계에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이다
.
부모들이 자녀를 믿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표현해주고
,
선생님이 학생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면
,
스스로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
우리가 건네줬던 장미꽃와 초코빵은 아이들에게 사랑이자
,
희망이고
,
용기였다
.
이젠 잔소리와 무관심을 거두고 아이들에게 한발짝 다가가보자
.
부모님도
,
선생님도
,
언니오빠들도
..
누구든 장미 꽃 한 송이와 초코빵을 들고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와 함께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노크를 해보자
.
소중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