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가뭄대책 마련해야]
지난 주말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지만 우리 농가들의 목마름을 해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현재로서는 장마전선이 북상해 비를 뿌려주기를 기다릴 뿐 근본적인 가뭄 해소 대책이 없어 농작물 피해가 점차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만약 올해 장마와 태풍이 충분한 비를 내려주지 않는다면 내년 가뭄이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점이다.
연간 국내 강우량은 연평균 1천277㎜로 세계 평균 807㎜보다 많지만, 1인당 연 이용가능 수자원량과 연 강수총량은 1천553㎥와 2천629㎥로 세계 평균 8천372㎥, 1만6천427㎥의 20% 미만에 불과하다. 이는 높은 인구밀도와 비효율적 물관리 등에 따른 결과다. 그리고 최근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이상기후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조금씩 다르지만 앞으로 사상 초유의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닥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가뭄 때마다 되풀이되는 양수기 보급, 관정 개발, 재해복구비 지원 등과 같은 일시적ㆍ단기적 대책을 넘어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4대강의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4대강 보에 물이 가득 차 있어도 가뭄 피해 빈발 지역과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활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연결수로를 설치하고 중간중간에 양수로를 만들어 4대강의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한다면 확보된 수자원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관리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과거 국내 기업의 4천㎞ 리비아 대수로 건설 사례도 있듯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둘째, 각 부처로 분산된 가뭄 대응 체계를 하나로 모아 통합관리기관이 맡아야 한다. 현재 각 부처별로 가뭄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 효율적인 가뭄 대책을 시행하기 어렵고, 가뭄 대응 기관이 분산돼 있는 만큼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한국전력 등 수자원 관리기관과 함께 관련 법규를 모아 통합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무엇보다도 국민 모두의 자발적인 물 절약정신이 필요하다. 이젠 ‘물 쓰듯’ 이라는 표현을 버리고 물을 아껴 써야 한다. 한사람 한사람의 실천을 모아 우리의 아이들이 더 깨끗하고 풍부한 물 자원과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로부터 치수(治水)는 국가 경영의 근간이었고 국가의 존폐를 결정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수(利水) 역시 한 나라를 번영하게도 만들고 쇠퇴하게 만들기도 했다. 세계물위원회 이스마엘 세라젠딘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21세기 전쟁은 물로 인해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 되기 전에 우리 모두가 물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우리 후손을 위한 근본적인 가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관규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