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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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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신문을 보면 돈이 보인다- 박현오(논설위원)

연봉 50만달러 이상 부자들이 신문을 많이 읽는 까닭은…

  • 기사입력 : 2011-07-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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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속적이거나 진부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신문을 보면 돈이 보인다고 한다면 상당수는 억지 설정, 또는 그저 그런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모 언론에 보도된 부자와 빈자는 5가지 차이가 난다는 역설 중 ‘부자는 신문을 읽고 빈자는 TV를 본다’는 주장은 한번쯤은 새겨 볼 만한 것 같다.

    컨설팅회사 ‘애플루언스 콜래보러티브’가 지난 4월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부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뉴스에 대한 태도라고 했다. 연봉이 50만달러가 넘는 사람들은 70%가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언론 사이트에 들어가 뉴스를 읽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반면 연봉 20만달러 미만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는다고 했다.

    온라인 뉴스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에 의하면 연봉 50만달러 이상의 부자들은 1주일에 11시간 이상 종이신문을 읽는다는 대답이 20.5%였다. 반면 연봉 20만달러 미만의 사람들은 1주일에 11시간 이상 종이 신문을 읽는다는 비율이 6%에 불과했다. 종이신문을 거의 안 본다는 비율이 연봉 50만달러 초과 그룹에서는 18.5%였으나 연봉 20만달러 미만 그룹에서는 33.5%에 달했다.

    TV시청 시간은 반대로 나타났다. 연봉 20만달러 미만 그룹에서는 일주일에 21시간 이상 TV를 본다는 비율이 38.5%, 11시간 이상은 72.5%에 달했다. 반면 연봉 50만달러 이상 그룹에서는 일주일에 21시간 이상 TV를 본다는 대답이 21.5%로 낮아졌다. 11시간 이상 TV 시청 비율은 53.5%였다.

    최초의 정기발행신문은 17세기 초로 보고 있으며,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의 조지프 퓰리처 등 거대 출판기업이 등장하면서 인쇄 미디어의 황금기를 구가한다. 라디오와 TV,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기 전 인쇄매체인 신문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TV에 이어 출현한 인터넷 매체는 신문시대를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90년대 후반 이후 신문시장의 부수는 상당 부분 축소됐고, 우리나라 중앙지의 경우는 자전거에다 선풍기, 백화점 상품권 등을 끼워주며 신문을 봐 달라고 애원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결과는 자업자득이 되고 있지만, 타 정보매체 수단에 눌려 아직 다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역사의 기록이라는 자부심과 인쇄매체 시대는 그래도 영원할 것이란 자위와 기대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조중동이 정부를 압박, 종합편성채널을 얻어냈을까. SNS(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의 등장은 정보 접촉의 다양성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게 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개권유익(開卷有益), ‘책을 읽으면 유익하다’는 유의어다. 지식의 바다인 책 속에서 정보와 경험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책뿐만 아니라, 신문 속에서 다양한 길을 찾을 수 있다. 신문을 많이 읽기로 유명한 개그맨 김제동씨는 신문 속에서 산 지식을 얻는다고 한다. 당연히 청중을 울리고 웃기는 언변의 밑바탕은 신문을 읽고 체득한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된 미국의 부자들이 신문을 많이 읽는다는 부분도 신문을 읽으면서 수많은 정보를 캐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는 주위에 신문 한 부를 권유하면, 볼 것이 없다, TV에서 다 보고 있는데 뭘 또 신문을 보느냐는 식이다. 난처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문을 보면 돈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우리와 다르긴 해도 연봉 50만달러 이상의 미국 부자 20.5%가 1주일에 11시간씩 신문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방지, 소위 말하는 지역지는 중앙지와 물량과 정보량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대변하고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지역지에는 지역의 중요한 소식은 물론, 돈이 되는 정보도 찾아 보면 많다는 사실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

    박현오(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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