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4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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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함양 지곡 개평한옥마을

천년기품 멋스런 한옥
굽이굽이 정겨운 돌담길
볼수록 운치있는 노송

  • 기사입력 : 2011-06-0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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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ㄱ’자로 돌출된 독특한 구조를 가진 정여창 고택의 바깥사랑채. 절하는 듯 서 있는 노송이 인상적이다.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한옥마을은 많다.

    경남만 해도 산청 남사마을, 거창 황산마을 등이 있지만 함양 개평한옥마을은 그것으로 또 특별하다.

    일두고택으로 잘 알려진 일두 정여창 고택의 바깥사랑채의 구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과 멋스러움을 보여준다.

    정여창 고택, 함양 정병옥 가옥 모두 같은 이름이다. 원래 일두 정여창 선생의 생가가 있는 곳에 후손들이 여러 번 중건했고, 민속자료 제186호로 문화재 지정 당시 건물주 이름이 정병옥이다.

    일두고택을 포함해 오담고택, 하동정씨고가, 노참판댁고가 등 인근 60여 채의 한옥들이 모여 있는 개평한옥마을. ‘숲’을 먼저 보기 위해 함양정일품농원이 있는 언덕에 올랐다. 종바위 우물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한 화가가 ‘생과 사’로 이름지었다는 수백년 된 노송 두 그루를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가양주를 되살린 솔송주로 유명한 곳이어선지 이곳 개평마을엔 소나무가 유난히 많지만 이 두 그루의 소나무가 특히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보고만 있어도 운치가 있고, 한옥 기와와 함께 보면 수백년을 간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기와집도 멋지지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나 있는 도랑과 구불구불한 돌담길도 정겹다.

    일두고택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담쟁이와 하나가 된 돌담을 따라 한참을 걷다 쪽문 사이로 고택을 살짝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드디어 일두고택. 충효가문임을 나타내는 홍살문. 솟을 대문을 넘어 고택에 들어서면 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바깥사랑채와 커다란 글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의 마을답게 이곳에도 사랑채로 고개 숙여 절하는 듯 서 있는 노송이 있다. 노송 오른쪽은 안주인이 객을 맞았던 안사랑채가 있다. 웅장한 모습과 ‘ㄱ’자로 돌출된 바깥사랑과 달리 안사랑은 소박하지만 그만큼 단아하고 정겹다. 사랑채를 지나 왼쪽으로 난 문을 통해 안채로 향한다. 집밖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집안을 둘러볼수록 참 깊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다른 문을 통해 들어가니 우물이 보인다.


    일두산책로에서 내려다본 함양 개평한옥마을 전경.
     

    개평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배모양이라 우물을 파면 좋지 않다는 전설이 있다. 때문에 마을 전체에 5개의 우물만 파도록 했다고 하는데, 일본이 마을에 초등학교를 지으면서 우물을 팠고, 마을이 쇠락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일두고택에서도 우물을 판 뒤로 가세가 기울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번에는 일두 선생이 아침마다 산보했다는 일두 산책로를 걸어보기로 했다. 다시 종암우물과 개평소나무를 지나 언덕에 오르니 한옥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언덕 위에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키작은 대나무 군락이다. 오죽, 즉 검은 대나무다. 오죽숲을 지나면 얼핏 봐도 오래돼 보이는 한옥이 덩그러니 한 채 있다. 조선시대 때 서당으로 쓰였다는데 지금은 한옥체험을 할 수 있게 해두었다.

    서당을 지나 언덕을 오르니 정일품농원. 이곳 개평마을에서는 옛 한옥에서 숙박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정일품농원에서는 한옥체험과 전통 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된장과 청국장, 고추장, 간장 등을 여기서 직접 담근다고 한다.

    찬바람이 불면 청국장이 좋고, 더운 지금은 된장이 훨씬 맛있다는 촌로의 말에 이곳에서 된장찌개로 허기를 달랬다. 한참을 걸어서 배가 고팠는지 전통 된장이라 맛이 있었는지 반찬이며 찌개며 남김없이 먹었다.

    하룻밤 묵고 천천히 둘러봐야만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석구석 보는 재미가 있고 다닐수록 운치가 있는 마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사진기자가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찍을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Tip. 한옥체험·특산물 판매처

    개평리에는 종암, 문화마을, 덕곡산장, 과수원, 산막골, 품평암, 노라대 등 7곳의 민박·숙박시설이 있고, 정일품농원에서도 한옥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 특산물로 복분자와 곶감이 유명하다. 문화마을농원과 과수원에서 구입할 수 있고, 개평마을부녀회를 통해 전통한과도 살 수 있다. 마을 입구 명가원(☏ 055-963-8992)에서는 조선시대 가양주인 솔송주를 비롯해 복분자주, 머루주, 산머루즙 등 다양한 과실음료와 술을 구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함양군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tour.hygn.go.kr)나 개평마을 이장(☏ 055-962-7200) 또는 관광안내소(☏ 055-960-5756).

    주변 볼거리도 많다. 차로 10분 거리에 농월정과 용추폭포, 함양휴양림, 상림 등이 있고, 안의면 갈비탕도 유명하다. 개평마을에 숙박하면서 함양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만끽해보자.


    글=차상호기자 cha83@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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