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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꼬리를 조심하라

  • 기사입력 : 2011-04-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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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나라 때의 소설 ‘봉신연의’를 보면, 달기라는 구미호가 천하를 어지럽히기 위해 아리따운 여자로 둔갑해 은나라의 성군 주왕을 홀린다. 그후 주왕으로 하여금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나랏일을 농단하는 등 사악한 짓을 일삼게 하다가 주나라 무왕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렇게 한 나라의 군주도 9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에게 홀리면 모든 정사도 팽개치게 되고, 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사람이 웃을 때면 눈꼬리에 주름이 생기게 된다. 많이 웃게 되면 주름에 근육이 생기면서 커지게 되는데 두 가닥, 세 가닥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 생긴 모양이 마치 물고기의 꼬리와 같다고 해서 어미(魚尾)라 부른다. 눈에 어미가 있으면 바람기가 있다고 보며 “꼬리 치지 마라”고 하는 말도 ‘눈꼬리로 사람을 홀리지 마라’는 의미다.

    안동의 양반탈을 보면 왼쪽에는 3개, 오른쪽은 4개의 어미가 길게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양반들도 많이 웃고 다녔다는 뜻이 된다.

    오른쪽 눈꼬리의 수가 많은 걸 보니 집안에서는 조금 웃고 기방이나 밖에 나가서 더 많이 웃었다고도 볼 수 있다.

    동물들은 꼬리로 애정 표시를 하지만 사람의 꼬리는 퇴화되어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든 남자든 이성을 유혹할 때면 눈꼬리를 친다.

    오랜 면벽수행으로 생불 소리를 들으며 내공을 쌓은 개성의 지족선사도 황진이의 꼬리에 의해 파계당한 걸 보면 사람은 이 눈꼬리를 조심하지 않으면 망신을 당하게 되는 법이다.

    요즘 세간에는 “꽃뱀 누명 벗고 싶어 책 썼다”고 하는 신정아의 자서전 ‘4001’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목인 ‘4001’은 신정아가 실형을 선고받고 1년 6개월간 복역하며 가슴에 달았던 수인번호라고 하는데, 거기에 걸려든 점잖은 선비, 관료들의 망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대 총장이란 이 나라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자리’라며 ‘정운찬 총장이 존경을 받고 있다면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 실제인지 허구인지 알 길은 없지만 이렇게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큰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공직자는 평소에 몸가짐을 철저히 해야 된다.

    ‘단주절색 병거성악 제속단엄’(斷酒絶色 屛去聲樂 齊速端嚴)은 목민심서 칙궁(飭躬 : 단정한 몸가짐)에 있는 말로서 ‘주색을 끊으며 소리와 풍류를 물리치고 공손하고 단정하며 엄숙해야 된다’는 뜻으로서 따분한 말이지만 관료의 몸가짐에 대해 적고 있다. 이사람 저사람 가리지 않고 가벼이 만나고 다닌다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기는 법이다.

    신정아의 관상을 보니 이목구비가 작고 오목조목한 미인형이다. 이마는 좋으나 턱이 뾰족해서 날카롭게 보인다. 잘생긴 이마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갖지만 약한 턱으로 인해 말년 운이 나쁘다.

    눈은 흐릿하면서 웃을 때면 눈꼬리가 살짝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심했어야 했다.

    하지만 젊고 예쁜 여자가 나이 든 사람에게 살랑살랑 눈꼬리를 흔든다면 수도승이 아닌 범부들은 과연 몇 명이나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황진이의 꼬리에도 넘어가지 않은 서경덕을 송도삼절이라 부를 만하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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