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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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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방사선 혜택과 우리의 발전 방향- 지태정(가야대 방사선학과 교수)

원전·의료기술로 받은 혜택, 국민 복지·의식주에 활용 필요

  • 기사입력 : 2011-04-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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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선 과학은 1895년 독일의 뢴트겐 박사가 음극선 연구에서 X-선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다음 해 프랑스의 베크렐이 우라늄선을 발견하고 마리 퀴리가 라듐을 발견하면서부터 방사선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반면에 백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23년 광혜원에 최초로 의료용 X-선 장비의 도입을 시작으로 지금은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의료방사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혜택을 본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은 조명은 우리의 근대사에서부터 시작된다. 1905년 일본은 대한제국을 강압해 을사늑약을 체결해 외교권을 빼앗아 사실상 대한제국은 일본제국주의 식민지가 되었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한국은 독립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이러한 제2차 세계대전 즉 태평양전쟁의 종식은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한 우라늄 농축 원자폭탄과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통형의 플루토늄 원자폭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본은 두 번의 원폭피해로 14만명과 7만명의 희생자를 확인하고 항복을 했다.

    지금 일본은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11일 동북부 지진의 여파로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펌프에 전원이 차단돼 원자로를 감싸고 있던 콘크리트 벽이 폭발한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아직 가시지 않은 고통을 완전하게 정리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어려움에 처해 있다.

    특히 일본은 방사선 피폭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 자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확대될 경우 방사선 장해가 가져올 피해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히로시마 적십자원폭병원에서는 지금도 1945년 당시 피폭된 피해자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흔적들을 보존하고 있다. 또한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히로시마에 평화공원을 조성해 수많은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피해를 겪어본 일본으로서는 이번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은 매우 충격적이다. 더욱이 최근 발표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오염이 도쿄 정수장에서 확인되면서 방사선에 취약한 유아들에게는 두려움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78년도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21호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세계 원전이용률 78.9%보다 높은 93.4%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전력생산에 약 40%를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원전가동 30년 만에 이뤄낸 결과로 원전 운영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말해 준다. 석유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안정적인 경제 발전에 바탕이 되었으며, 방사선 과학의 혜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009년에는 약 47조원 규모에 달하는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플랜트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방사선 과학을 이용한 의료장비의 설치와 활용에도 OECD 국가 중 여섯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20억원을 호가하는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CT)는 10년 전 1대에서 2010년 6월 기준으로 144대가 운영되고 있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밝혔다. 이 또한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하는 장비로 암의 전이와 진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높은 위상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시각에서 방사선 과학을 발전시키고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치 경제적인 면에서 혜택을 받았다면 국민의 복지와 의식주에도 활용할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방사선 학문을 응용과학으로 이끌어가야 하며, 관련 기관의 교육정책에서도 비중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웃나라 일본에서 일어난 자연 재해가 방사능 오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예측 매뉴얼을 구축해 성장과 안전이 동반되도록 해야 한다.

    지태정(가야대 방사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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