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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비견이 강하면 재물이 약하다

  • 기사입력 : 2011-03-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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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 역사상 가장 탁월한 기교를 자랑했던 바이올린 연주자이면서 작곡가인 니콜로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1782~1840)를 이탈리아 사람들은 “파가니니는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표현으로 경의를 나타낸다.

    하지만 그런 그도 자신의 그 탁월한 연주기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싶어 했다. 자신이 고안한 연주법을 남에게 절대로 알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제자도 두지 않았을 정도였다. 언제나 기교를 숨기고 있다가 무대 위에서만 깜짝 선보였다. 그래서 그는 작곡한 악보도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주지도 않았다. 누가 베껴 갈까 봐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진 특별한 비법은 잘 공개하지 않는다. 비법이란 알고 나면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고,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을 알기까지가 어려울 뿐이다. 그래서 비법이 세상에 공개되면 자신의 존재가치 또한 별 볼 일 없어지니 가르쳐주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 제법 큰 한식집을 경영하는 사장이 내방했다. 장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슷한 종류의 식당이 옆에 생기는 바람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 한 곳만 있을 때는 그럭저럭 유지했는데 같은 업종 두 곳이 영업을 하다 보니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주를 보니 재물의 힘은 약하면서 그 재물을 나눠 가지자고 하는 비견(比肩)의 힘이 강했다. 비견은 나하고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이다. 뭐든지 나눠 먹자고 하는 기운인지라 사주에 있으면 재물 형성이 쉽지 않다. 그래서 사주에 비견의 힘이 강하면 인생살이가 고달프다.

    남자의 경우 재를 처(妻)로도 보는데, 이 비견의 힘이 강하면 재를 극(剋)하여 이혼을 하든지 사별하기도 한다.

    여자 사주에 비견이 많은 것도 마찬가지다.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내 재산, 내 남편, 내 권리를 빼앗아가려고 덤비는 나의 경쟁자를 말한다. 무엇이든 독점할 수 없다. 이 비견은 어디를 가더라도 따라다니니 자리를 옮겨서 장사를 해도 또 옆에 경쟁자가 생기게 된다.

    다행히 이 식당 사장 부인의 사주를 보니 재물 운이 있었다. 그래서 모든 권한을 부인에게 맡기고 시장이나 봐주고 청소하고 부인을 도와주는 역할만 하라고 했다. 그리고 점포를 작은 곳으로 옮기고 남들이 따라 하지 못할 정도의 맛을 개발해서 개업을 하라고 일러주었다.

    처음에는 많이 주저했다. 큰 식당의 사장 소리를 듣다가 작은 식당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특별한 요리법을 개발하려고 해도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 장사 잘되는 프랜차이즈를 하고 싶어 했지만 안 된다고 하니 하는 수 없이 조그마한 국수집을 열었다.

    그런데 그게 대박이 났다. 개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맛있다고 소문이 나고, 소문이 나니 문전성시를 이루어, 어제는 전세로 들어간 식당건물을 샀다며 찾아왔다.

    알고 보니 국수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 3개월간 엄청난 노력을 해서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비법을 만든 것이다.

    주변에 같은 국수집이 몇 개가 더 들어 왔지만 이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그것이 상승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비법은 누구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터득하는 것이다. 그게 진정한 비법이 된다. 노력을 해 보지도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는 것은 투쟁력이 강한 비견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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