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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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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달집을 태우며- 박익렬(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사랑하고 책임지며 배려하는 마음에 ‘행복의 길’ 있어

  • 기사입력 : 2011-0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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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정월 대보름이 어제였다. 각 지자체의 대규모 달집태우기 행사는 구제역 파동 때문에 대부분 취소되었지만 각 마을에서는 전통적인 세시 풍속이라 그대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안다.

    정월 대보름 행사는 달맞이·횃불싸움과 같이 정월 대보름에 하는 풍속놀이로 보름달이 떠오르기 전에 나무로 틀을 엮고 짚을 씌운 달집을 달맞이하기에 가장 좋은 마을 동산의 적당한 기슭에 만들어 둔다. 달집의 형태는 지방에 따라 약간씩 다르나 대개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 한쪽 면만을 터놓고 다른 두 면은 이엉으로 감싼다. 터놓은 쪽을 달이 떠오르는 동쪽으로 향하게 하고, 가운데 새끼줄로 달 모양을 만들어 매단다. 달이 솟아오르는 것을 처음 본 사람이나 연장자가 불을 당기고 달을 향해 절을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대나무 매듭을 태워 폭죽 소리같이 ‘툭툭’ 소리가 나도록 했다. 이는 잡귀와 액을 쫓기 위함이며, 달집에 수숫대·볏짚을 넣는 것은 풍요로운 생산을 위함이었다. 남자들은 온종일 거두어들인 연을 걸기도 하고, 아낙들은 소원을 적은 종이나 입고 있는 새 옷의 동정을 떼어 달집을 태우면서 자신의 액이 소멸되기를 기원한다. 불꽃이 환하게 피어오르면 풍물을 신나게 울리며 한바탕 어울려 춤과 환성을 울리며 뛰어논다. 달집이 타는 불에 콩을 구워 먹기도 했다.

    지방에 따라서는 달에 절을 하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 하며, 또 1년간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기도 했다. 한꺼번에 불이 잘 타오르면 풍년이 들고, 타다가 꺼지면 흉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졌으며 달집이 타서 넘어질 때 그 넘어지는 방향에 따라 그 해의 풍흉을 점쳤다. 대보름의 만월을 바라보며 풍농(豊農)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점풍(占豊)의 의미를 지녔다.

    우리들은 달집을 태우며 무엇을 기원하였는가? 아마도 모든 이의 행복을 기원하였을 것이다. 가정과 직장 그리고 여가를 즐기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예외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의 행복은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두말할 것 없이 사랑일 것이다. 부모와 자식의 끝없는 사랑이야말로 행복의 뿌리이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자식은 부모를 존경으로, 부부는 서로의 믿음으로 대한다면 가정에서의 행복은 절로 생겨날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지 않았던가?

    직장에서의 행복은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겠지만 각자 맡은 일에 대한 책무(責務)를 다하는 것이다. 상사는 상사답게, 부하는 부하답게 책무를 다하면서 인간적인 관계성을 맺는다면 더 없이 행복한 직장 생활이 될 것이다. 상사라고 해서 군림한다든지, 부하라고 해서 방종(放縱)한다면 그 직장의 분위기는 행복의 길에 역행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변에 돌아보면 상사나 부하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랫사람이나 동료를 들들 볶거나 아첨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대우야말로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되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가의 행복은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아마도 자신에 대한 인정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配慮)일 것이다. 혼자 즐기는 여가에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정으로, 상대방이 있는 여가에서는 반드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보다 내 기분만으로 여가를 즐긴다면 상대방이 그것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잘 안된다고 혼자만 씩씩대고 있으면 주변의 사람들은 말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거나 그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모두 행복을 기원하며 달집을 태웠다. 상황이 여의치 못해 태우지 못한 사람들도 마음속으로 행복을 기원했을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어 진정한 행복의 길로 한 걸음씩 나갔으면 좋겠다.

    박익렬(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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