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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명(命)은 정해진 것인가?

  • 기사입력 : 2011-0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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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학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학생들이 입학하게 되는 첫날이면 항상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가’이다.

    정해져 있다고 하면 ‘한날 한시에 태어난 사람, 즉 사주가 같은 사람은 같은 운명으로 사는가’라고 반문한다. 많이 받는 질문이라 모범답안이 준비되어 있다.

    명(命)이라는 단어는 ‘하늘의 명령’으로, ‘정해진 것’이다. 태어나면서 성별이 정해졌고 환경이 정해져 있고 자질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그럼 인간이 후생적인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인가? 어떤 운명학자는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단정한다. 또 다른 학자는 큰 테두리인 명, 숙명은 바꿀 수 없으나 운명은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사주는 아주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먼저 그 사람이 가진 그릇의 크기를 나타내는 격(格)을 정한다. 격이란 정해진 형태, 규격, 품격으로서 사람마다 다르다. 격이 잘 구성되어 있고, 운의 행로가 좋으면 반드시 잘 먹고 잘산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격을 가진 사람은 아주 드물다. 대부분의 사주는 파격(破格)이다.

    하지만 파격이라도 사람은 태어날 때 저마다 한 가지의 소질은 가지고 태어난다. 잘할 수 있는 인자를 말하는데, 그걸 쓰고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가 운명에 크게 영향을 준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쓰지 않고 살면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지만, 잘할 수 있는 것을 쓰고 살면 인생을 수월하게 살아간다. 그래서 한날 한시에 태어나 같은 사주를 가졌더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사는 형태는 다르다.

    나는 사주를 감정하러 오는 사람에게 우선 뭘 하고 사는지 직업을 먼저 확인한다. 사주에 나타난 직업을 가졌으면 잘 살고 있는 사람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 사람은 지금 사는 것이 어렵구나’하고 짐작하게 된다.

    그래서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은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아도 정해지지 않았으며, 같은 사주를 가졌어도 반드시 같은 삶을 살지는 않는다’이다.

    사람이 노력을 하면 안 될 게 뭐 있겠냐만 자신에게 부여되어 있지 않은 것을 쓰고 살려면 그만큼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사주에서 적성과 직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청나라 사람 심효첨의 역학서인 ‘자평진전(子平眞詮)’을 평주한 서락오는 불가의 윤회설과 인과설을 명리에서 말하는 ‘명’과 ‘운’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면서, “명은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전생의 선행을 인연으로 현생에 좋은 명을 타고나는 것이고, 전생의 악행으로 인하여 현생에 좋지 않은 명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명운의 좋고 나쁨은 전생의 인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 명은 정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명이 있을지라도 어떻게 경영하는가는 자신의 몫이다. 똑같은 재료를 나눠주면서 집을 지어보라고 해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집을 지을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주를 알고 싶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사주 또는 가족의 사주를 정확하게 분석해서,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소질과 잘할 수 있는 인자를 찾는 데 목적이 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살면 일이 즐겁다.

    할 줄 모르는 것을 억지로 하고 있으면 능률도 오르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삶은 괴롭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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