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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좋은 걸음걸이도 운명과 유관하다

  • 기사입력 : 2010-1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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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축구는 전진만 있고 후퇴는 없다. 어깨에 보호대를 한 선수가 돌진할 때는 아프리카 물소 버팔로(buffalo)를 연상케 한다.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에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터치다운(touchdown)을 하고 나서 어깨를 흔들고 갈지자로 걸으며 거들먹거리는 세리머니(ceremony) 또한 볼거리 중에 하나다.

    우리나라에도 ‘어깨’가 있다. 배를 내밀고 어깨를 흔들면서 팔까지 흔들며 걷는다면 ‘어깨’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위 건달이라고 하는 좋지 못한 이미지는 이 어깨걸음 때문에 형성되어 건달을 ‘어깨’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어깨걸음을 하는 건달은 대부분 행동대원이나 잔심부름하는 하부조직에 속한다. 어깨에 힘을 주어서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며,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어깨를 흔들며 걷는다. 행위는 미식축구선수와 같으나 내용은 질적으로 다르다.

    어느 조직이라도 보스는 기운을 내면에 숨기고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즉, 외기(外氣)보다 내기(內氣)가 충실해야 우두머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인 중에서도 어깨걸음을 걷는 정치인이 있는데 운기(運氣)의 변화가 심하고 하는 일에 부침이 많다. 자신에게 도전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고 제거해 버리는 무서운 사람인데 운은 강하지만 잘못되면 한없이 추락할 수 있다.

    걸음걸이는 체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체격이 좋은 사람은 중후한 듯 약간 느리게 걸어야 하고, 호리호리한 사람은 조금 날렵하게 걸어야 어울린다. 덩치 큰 사람이 바삐 걸어가면 허둥지둥 쫓겨 보인다. 마른 체형이 천천히 걸으면 아프고 심약해 보이며 운도 쇠약하다.

    중국신화에 나오는 도교의 팔선(八仙) 가운데 하나인 기인(奇人) 여동빈(呂洞貧)은 맑고 기이한 모습이 학과 같았다고 한다. 학의 상(像)은 키가 크고 걸을 때 발을 높이 떼며, 얼굴은 여위지만 머리가 둥글고 이마가 넓다. 이런 상을 가지면 남자는 직장인이 좋고, 여자는 지적이지만 도도하여 외롭게 사는 경우가 있다.

    학의 다리는 무릎만 덩그러니 있고 비쩍 마르면서 긴 다리를 말하는데, 재복(財福)이 없어 분주하게 돌아다니지만 바쁘기만 하고 먹을 것이 별로 없다. 남자는 벌이도 시원치 않을 뿐더러 정력도 약하니 부부간에 불화하기 쉽고, 여자는 내조해줄 바탕이 없으니 남편의 출세에 지장을 준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학 다리라는 생각이 들면 지금부터라도 당장 하체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비쩍 마른 학 다리에서 탄력이 있는 다리로 바뀔 때 운명은 서서히 바뀌게 될 것이다.

    여성의 몸에 중량감이 있으면서 걸음이 당당하면 독립심이 강하고 남성과 대결하여 성취하기를 즐긴다. 지인 중에 예쁘장하고 작은 체구에 영리하게 생긴 여성이 있다. 마냥 귀여운 모습이지만 그녀는 유능한 부하들을 휘하에 두고 일을 척척 해내고 있다. 억센 부하들을 휘어잡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다름 아닌 당당한 걸음걸이에 있었다.

    큰 인물일수록 기쁜 일이 있다고 어깨를 흔들며 우쭐대고 걷지 않으며, 좌절했다 해서 고개를 숙인 채 맥없이 터덜터덜 걷지 않는다. 기(氣)를 안배할 줄 아는 진중한 태도가 있다. 사회적 성공을 거두지는 않았어도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걸음걸이가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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