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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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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창원서 거가대교 타고 거제로 …

바닷속·하늘길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거제

  • 기사입력 : 2010-1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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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수심 48m, 거가대교 침매터널 속을 달리는 기분은 묘했다.

    터널 속은 조류가 빠른 깊은 바닷속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했고, 그래서 창원~김해간 창원터널을 타는 기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토목기술의 총아로 탄생한 거가대교는 국내 최고,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남해안의 랜드마크가 되기에 충분했다.

    취재진을 태운 차량이 창원시 사림동 경남도청 본관을 출발한 시간은 오전 10시45분.

    국도 25호선을 타고 안민터널을 지나 진해 용원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11시25분. 규정속도로 달렸는데도 대략 40분이 소요됐다. 개통식 일정을 감안, 1시간여 용원에서 지체한 후 낮 12시30분쯤 거가대로의 부산 시작점인 녹산공단에 이르자 가덕도를 잇는 가덕대교가 나타났다.

    가덕대교에 올라 우측을 보니 부산항 신항 남항과 북항에 적색과 녹색 컨테이너 수천개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어 산업입국의 심장박동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덕도를 관통하는 가덕터널을 지나면 곧바로 요금소가 나타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침매터널 입구가 보이면서 호기심이 발동된다.

    ‘가덕 해저터널’로 이름붙인 침매터널은 총 연장 3.7㎞로 길이 180m, 폭 26.5m, 높이 9.97m의 침매함체 18개를 육상에서 제작해 바다로 옮겨와 가라앉혀 연결해 건설했다. 이중 조인트 공법으로 연결해 지진에도 끄떡없는 안전도를 갖고 있다고 한다.


    13일 거가대교 개통식 참가 차량들이 침매터널(왼쪽)의 수심 48m 구간과 국내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 주탑으로 건설된 사장교 위를 달리고 있다./김승권기자/

    침매터널로 들어서자 천장의 대형 환풍기 옆으로 수심 30m, 34m, 40m를 알리는 전광판이 보이고, 좀 더 들어가니 수심 48m를 알리는 글자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터널 중앙에는 폭 2m가량의 밀폐공간이 확보됐고, 좌우 90m 간격으로 출입문이 나 있어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침매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에 시공되는 등 5개의 세계기록과 3개의 국제특허를 출원할 만큼 우리나라 토목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침매터널을 5분여 달려 나오자 중죽도와 저도를 잇는 2주탑 사장교가 한려수도와 어우러져 한폭의 풍경화 같은 이미지를 연출했다. 때마침 가랑비가 내리면서 생성된 운무가 오가는 배들과 어우러지면서 빚어내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어 대통령 별장이 있던 저도를 지나자 3주탑 사장교가 이어지고 곧바로 거제 장목면에 이르렀다. 국내 최초로 아름다운 곡선 다이아몬드 주탑으로 건설된 사장교는 순간 최대풍속 84m/sec에도 끄덕없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녹산공단에서 개통식이 열린 거가대로 거제휴게소까지 20분 만에 주파했으니, 창원서 거제 장목까지 대략 1시간 정도가 소요된 셈이다.

    이는 종래 창원에서 마창대교를 건너 국마산 임곡삼거리에서 다시 국도14호선을 이용해 고성~통영~거제로 갈 경우, 승용차로 2시간10분 안팎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시간절약인 셈이다.

    실제 거가대교 개통으로 거제~부산 간 거리가 140㎞에서 60㎞로 단축되고, 기존 2시간10분의 통행시간이 50분으로 단축된다.

    거제시 장목면에 산다는 김모(58)씨는 “거가대로 개통으로 인해 이제 거제도는 명실공히 섬이 아닌 육지가 됐다”고 기뻐했고, 부산 만덕동에서 왔다는 박모(62)씨는 “지금까지 거제에 가려면 창원과 마산, 고성, 통영을 거쳐 막힌 도로를 다니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정말 편리해졌다”고 흥분했다.

    이상목기자 sm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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