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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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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만병통치약이 되는 운동- 박익렬(진주산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0-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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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누구나 장수(長壽)를 희망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수는 흔히 말하는 오래 사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모든 이의 소망일 것이다.

    평생교육원 노인대학에서 강의를 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강의 중에 “어르신들, 지금까지 행복하게 사셨죠! 그럼 남은 소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처음에는 살 만큼 살았으면 되었지 하는 분위기였다가 중간 중간에서 자식들 건강, 가정 행복 등의 얘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죽을 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신다. 정답이다.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내리사랑의 표현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현대 사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운동 부족에 시달린다. 문명화, 자동화의 영향도 있겠지만 정말 바쁘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청소년대로, 성인은 성인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각자의 지위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틈 내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1990년대 장수마을이 주로 해안지대(서산, 고흥, 광양 등)였다가, 2000년대에는 해발 300~400m의 구릉지대(순창, 구례, 담양 등)로 이동이 되었다. 장수마을이 이동하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 특징적인 것은 해안지대보다 구릉지대가 신체활동량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지형 자체가 오르막내리막이다 보니 마을이나 논밭에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신체활동량이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지보다 경사진 곳에서의 움직임이 20~30% 정도 운동량이 많다. 결국 활발한 신체활동량은 장수에 중요한 원인이 되었던 셈이다.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은 46세 정도였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짧은 수명이었지만 10여 가지의 반찬으로 구성된 하루 다섯 끼의 고열량의 진수성찬, 왕으로서의 체통을 유지하여야 하다 보니 신체활동량의 극심한 제한, 권력자로서의 과다한 업무, 암살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종묘사직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후계자 생산을 위한 빈번한 성생활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개인간의 격차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세자책봉의 시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세자책봉이 일찍 이뤄졌던 왕들은 단명(短命)을, 세자책봉이 늦게 이뤄졌던 왕들은 비교적 장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자책봉과 수명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세자(世子)는 흔히 왕세자(王世子)라 불리는데, 세자책봉은 왕이 후계자로 낙점을 했다는 것으로 그때부터 후계자 수업에 전념해야 한다. 후계자 수업이란 왕으로서 갖추어야 할 제반 지식은 물론 행동까지도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되는 왕도교육을 말한다. 그런데 선대(先代) 왕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일찍 세자책봉이 되면 왕도교육으로 인한 심각한 스트레스와 함께 신체활동량도 제한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늦게 세자책봉이 된 후 왕에 비해 평균수명이 짧더라는 것이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부족한 신체활동량은 수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세계적인 운동학자이며 에어로빅 운동의 창시자인 키네스 쿠퍼 박사는 건강의 유지와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 3회, 3.2km를 30~40분 정도로 빠르게 걷는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때 운동의 세기는 옆 사람과 대화를 하는데 힘들지 않을 정도면 된다. 더불어서 운동 전후 약 5분간의 스트레칭 중심의 준비 및 정리 운동은 필수적이다.

    좋은 약도 지나치면 건강에 나쁘듯이 운동도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옆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강변이나 산책로를 걷는 것은 보약보다 좋은 만병통치약이 될 것이다.

    박익렬(진주산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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