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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2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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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6·25전쟁과 상원사- 이덕진(창원전문대학 장례복지학과 교수)

이 덕 진

  • 기사입력 : 2010-06-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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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의 축구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들어서 그 의미가 한창 새로워진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이다. 모쪼록 우리 대표팀이 8강에도 들고 4강에도 들어서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마음껏 높였으면 하는 염원이다. 이런저런 상념 끝에 문득 오늘이 한민족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이 난 지 60년이 되는 해라는 것을 상기하였다. ‘월드컵’과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 그리고 ‘6·25전쟁’이라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문득 우리 ‘불교문화콘텐츠’의 브랜드 가치에 이르자 상념이 멈춘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된 템플스테이(산사체험 프로그램)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최근 3년간 템플스테이 참가인원은 37.1%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참가자 증가율이 74.1%로 내국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템플스테이는 한국 문화관광상품 세계화의 대표 브랜드 역할은 물론 한류관광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들은 무엇에 반해 불편한 절에 머무르는가?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깊은 산속에 있는 절의 수려한 풍광과 그곳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모습 그리고 절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문화의 독창성이 그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이다.

    주지하듯이 불교는 1700년의 역사를 통하여 민족정신의 중추로 자리매김했고 그 결과 숱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보 가운데 불교문화재는 절반이 조금 넘는다. 보물의 경우는 3분의 2 정도가 불교문화재이다. 그 밖의 지정, 비지정문화재를 모두 합친다면 전체 문화재 가운데 70% 정도가 불교문화재이다.

    이 말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의 원형을 대부분 불교에서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된다.

    우리 문화의 원천인 불교문화재를 지켜나가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중의 하나는 한암스님이 6·25전쟁 때 오대산 상원사를 지켜낸 일이다. 1·4후퇴 때 국군은 절을 불태우려고 하였다.

    이때 스님은 책임장교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서는 방에 들어가서 가사 장삼을 갖춘 후 법당의 중앙에 가부좌를 하였다. 그리고는 이제 되었으니 불을 놓으라고 하였다. 장교가 절에서 나갈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자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전해진다.

    “너희들은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령에 의해 불을 놓는 것이니 불을 놓으면 되고, 나는 부처님 제자로서 마땅히 절을 지켜야 한다. 너희는 상부의 명령을 따르면 되고, 나는 부처님 명령을 따라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 걱정 말고 불을 질러라.”

    스님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장교는 절을 태웠다는 증명을 하기 위해 문짝을 태워 연기라도 내겠다는 양해를 노승에게 어렵게 얻었다. 그런 다음 장교는 부하 사병들에게 상원사의 문짝 수십여 개를 떼어내서 마당에 놓고 불을 지르도록 하였다. 문짝을 다 태운 장교는 불을 놓았다는 증거로 노승이 옻칠한 깨진 죽비 하나를 가지고 상원사를 내려갔다. 스님의 생사불이의 정신에서 기인한 가피(加被)로 상원사는 기적적으로 소각을 면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으로 지켜낸 것들이 오늘에 이르러 세계인이 감탄해 마지않는 독창적인 문화콘텐츠의 보고가 되고 있다. 부수고 태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다른 나라에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없는 우리만의 문화콘텐츠야말로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모쪼록 월드컵에서도 우리만의 독창적인 축구로 세계인을 매료시켰으면.

    이덕진(창원전문대학 장례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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