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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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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보람찬 4년을 끝마치고서- 박익렬(진주산업대 교양학부 교수)

학생으로서 ‘아름다운 대학생활’한다면
취업난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남을 것

  • 기사입력 : 2010-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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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졸 구직자 절반 ‘대학교육 취업에 쓸모없다’. 며칠 전 모경제 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그 이유는 ‘실무보다 이론 위주의 교육이 많아서’, ‘전공수업도 전문성을 살리기에 부족해서’, ‘이력서 작성, 면접 스킬 등 취업 준비에 필요한 교육이 없어서’ 등이 그 이유다. 기사를 보고 참 난감한 생각이 들었고, 학생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요즘 신학기라 가르침을 받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들떠 있는 분위기다. 본인이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연일 신입생 환영 체육대회, 과별 MT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런데 요즘 신입생들의 모습에서는 신선함이나 뭔가 배우려는 태도보다 완전한 해방감만을 발산하는 모습이다. 가령 수업 시간에 지각할 수 있다. 그런데 들어오면서부터 미안함보다 떳떳함이다. 지각했음에도 미안하다는 표현이나 행동보다 오히려 떳떳함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더구나 기숙사생인지 머리는 덜 매만져졌고, 손에는 교재나 노트 등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고 맨발에 슬리퍼로 헐레벌떡 뛰어온 모습이다.

    공자가 제나라 경공에게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나라가 바로 선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고 하였다. 학생은 학생다울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대학에서는 대학정보공시의 도입으로 우수한 신입생 유치와 취업을 위해서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또한 각 전공에서도 경쟁적으로 취업과 연계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흔히 말하는 복장 불량으로 교재도 노트도 없이 수업에 들어와서 멍하니 듣고 있는 누구나 여기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따라서 아름답고 학생다운 모습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올바른 몸가짐과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바른 몸가짐에서 비롯되는 배우려는 자세는 언제나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선사한다. 결국 좋은 이미지는 자신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자산일 것이다.

    둘째, 교재와 노트를 갖추는 것이다. 아직도 대학가 주변에서는 불법 제본이 유행하고 있다. 엄연히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여 구입하지 못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혹은 빌려서라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필기를 할 수 있는 노트도 필수적이다. 유행하는 핸드폰식 필기보다 직접 노트에 적는 노력이 필요하다. 옛말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대체적으로 컴퓨터 자판 세대는 필체가 엉망이다. 바른 글씨는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으니 필기도 되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셋째, 수업의 참여이다. 당연히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업에 빠질 궁리나 휴강을 종용받는 학생들이 많다. 물론 집행부나 선배들의 종용에 따른 경우일 것이다. 각종 행사나 MT는 수업이 없는 문화행사 기간이나 주말을 이용해야 함에도 참석률을 이유로 주중에 행사를 잡아서 수업에 불참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넷째, 자기만의 인생 노트를 만드는 것이다. 수업 필기용이 아니라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공연을 보고, 신문을 읽고, 특강을 듣는 등 일상 속에서 정말 필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적으면서 쌓아보는 것이다. 이것이 4년 동안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무릇 어마어마한 지식과 교양이 쌓일 것이다.

    군대 시절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가 아니라, 더 나아가 ‘보람찬 4년을 끝마치고서’라면 취업난 속에서도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남을 수 있는 취업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박익렬(진주산업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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