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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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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UN과 경남- 심인선(경남발전연구원 여성가족정책센터장)

  • 기사입력 : 2010-0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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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자랑스러운 반기문 사무총장?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를 도와주는 국가들의 연합?

    UN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평화군을 파견하고,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교류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국제기구이다.

    경제사회이사회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교육적·위생적 사항에 관해 연구, 의제발의, 권고를 하는 UN의 전문기관이다. 경제사회이사회는 매년 3월 첫째·둘째 주에 뉴욕에 있는 UN본부에서 여성지위위원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특별히 1995년 북경에서 개최된 세계여성대회 이후 15주년이 되는 해로 여성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북경행동강령이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각국의 사례를 듣고 향후 발전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평등권의 개념인 여성인권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나 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지난 22일 신임법관의 70.7%가 여성이라는 기사를 통해 여성에게 더 이상 성역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성법관 임용비율이 2004년 45.1%, 2006년 59.7%, 2008년 69.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남성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사실 사법시험 합격자, 여성 교원수, 공무원 합격자 등은 여성이 남성보다 결코 뒤진다고 볼 수 없는 대표직종이다. 이 세 직종의 예를 들어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뒤따르고, 남성이 역차별되는 것은 아니냐고 농담 반 진담 반 얘기를 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지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대 수명·성인 문자 해득률·취학률·1인당 GNP 등을 근거로 UNDP가 발표하는 남녀평등지수(GDI)는 우리나라가 2009년도 현재 155개국 중 25위로 비교적 상위권에 있지만, 의회 의원·고위 관리직·전문직·장관직 등 여성의 권한을 알려주는 여성권한척도(GEM)는 109개국 중 61위로 보고되었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경제참여와 기회·교육 취득정도·보건과 생존·정치 세력화 등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성별격차지수(GGI)는 134개국 중 115위로 보고되어 우리나라의 여성 평등이 세계 수준으로 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의 평등권에 대해 어떤 사람은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해 주면 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결과 역시 동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여성과 남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는 상당부분 의견을 같이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능력에 따라 결과까지 평등하게 되기 위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즉 승진·임금의 평등, 자녀를 키우기 위해 그만둘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도 함께 변해야 진정한 평등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상남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성지위위원회의 부대행사(parallel event) 중 하나로 ‘북경행동강령과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경상남도가 그간 여성인권에 관해 어떤 정책을 펴고, 민(NGO)과 관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2008년 개최한 세계여성인권대회 이후의 변화를 북경여성대회와 연결하여 발표하게 될 것이다.

    그간 UN이라고 하면 중앙정부의 소관이라 생각하였고, 지방정부의 독자적 노력이 공유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남은 2년 연속 부대행사를 개최하여 여러 나라의 여성전문가들과 열린 토론을 통해 지방정부와 NGO가 어떻게 여성의 평등과 인권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지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될 것이다.

    경상남도는 여성인권담당을 도청 여성정책과 내에 구성하고 여성인권특별위원회를 발족하며, 경남의 여성인권 지수를 개발하는 노력을 했다. 이러한 지방정부와 여성계의 노력은 여성의 차별을 없애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여성의 인권이 UN이 추구하는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누가 지도자인가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정책추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심 인 선 (경남발전연구원 여성가족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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