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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한식의 세계화와 경상도 음식-정한진(창원전문대 교수)

  • 기사입력 : 2009-05-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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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말 정부는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2017년까지 세계 각국에 한식당 수를 4만여 개로 늘리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1년까지 총 71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논의는 이전에도 수없이 있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정부가 나서서 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음식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21세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업의 생산유발액은 반도체보다 높으며 수출유발액도 선박산업보다 앞선다고 한다.

    최근 한류 열풍은 자연스럽게 한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식을 찾는 이들이 상당하다. 요즘 세계적으로 슬로푸드와 같은 자연친화적이고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채소류와 해산물·어류를 풍부히 사용하는 저칼로리 식단의 한식과 장류나 김치와 같은 발효음식이 조명받고 있다. 미국 헬스지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김치를 선정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는 이유는 다른 곳에도 있다. 그릇 속에는 음식 외에 고유의 문화가 담겨 있다. 한식의 세계화에 따르는 한국 문화에 대한 전파와 국가 이미지의 부각은 당연하다. 이는 관광과 같은 또 다른 부가가치의 창출로 이어진다.

    파스타와 피자 하면 이탈리아를 떠올린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파스타를 만들기 위한 국수는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다. 토마토 소스와 같이 파스타에 들어가는 부재료의 많은 부분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모짜렐라 치즈나 파마산 치즈 그리고 프로슈토 햄도 마찬가지이다. 당연히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보는 관광으로 끝나지 않고 본토의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그래서 일본, 태국, 이탈리아 등은 정부 주도 하에 외국인을 위한 전문요리사 양성기관의 설립, 해외 음식점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각 지역 특산물과 관광을 연계한 프로그램인 미각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한국 대표 일류음식 메뉴 육성, 조리법 표준화와 보급, 우리 음식의 해외 홍보, 해외 한식당 진출의 지원, 해외 한국 식자재 유통망의 구축, 한식에 맞는 인테리어 개발 등을 계획·추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한식의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찍부터 한식의 산업화와 관광상품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전라북도가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라북도는 한식을 세계화하는 데 중요한 표준화 작업의 일환으로 ‘한국음식점 시범 리모델링 사업’을 발굴, 최근 문화관광체육부에서 2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사업은 전주에서 영업하는 한국음식점 한 곳을 선정해 한국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실내 인테리어·집기·비품 등 한국 음식점의 매뉴얼 개발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1차적으로 올해 안으로 비빔밥·떡볶이·김치·전통주 등을 테마 상품으로 개발해 한국 대표 일류 음식 메뉴로 육성하려 한다. 여기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비빔밥이다. 일반적으로 비빔밥 하면 전주비빔밥을 떠올린다. 하지만 옛날에 비빔밥이 유명한 곳으로 평양이나 진주가 손꼽혔다. 육당 최남선도 ‘조선상식문답’에서 비빔밥은 전주가 아닌 진주라고 했다. 여기서 원조를 찾아가며 싸우자는 것이 아니다. 진주시는 진주비빔밥을 알리고자 해마다 비빔밥 축제를 여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전주시는 최근 중국 장춘시와 전주비빔밥 합작 공장을 만들어 학교급식 등에 도시락 비빔밥을 공급하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도 음식은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문화상품으로 개발하고 지역 너머로 확산시킬 구체적인 계획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일본에서 막걸리 열풍이 불고 있다. 1920년대만 해도 밀양 막걸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포장한 차별화된 막걸리를 개발해 수출할 길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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