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정연태 四柱이야기] 이름이 가지는 힘

  • 기사입력 : 2009-05-15 00:00:00
  •   
  • 1985년 겨울 충북 영동의 양강교(楊江橋)에서 버스 추락 사고가 있었다. 버스는 물속으로 빠졌고,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30㎝의 얼음 속에서 기적과 같이 살아난 사람이 있었다.

    ‘강유일(康有一)’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당시 신문은 ‘유일 이라는 이름 덕분에 살아 난 듯’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강에서 유일’하게 살아났다. 우연 치고는 참으로 기이하다.

    이렇듯 이름에는 영동력(靈動力)이라는 게 있다.

    사주나 관상은 선천적으로 이미 결정되었으므로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이름은 후천적인 운명을 주관하기 때문에 제대로 짓는다면 그 사람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은 주지는 못해도, 나쁜 이름 때문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복(福)이 손상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세상 만물을 음(陰)과 양(陽)으로 나눈 것이 음양론이고, 음과 양을 다섯 가지 형태로 나눈 것이 오행(五行)이다.

    태어난 연월일시 즉, 사주는 이 오행을 또 다시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로 나눈 것으로 배합한 것인데 결국에는 음양론이다.

    좋은 이름이란 사주를 분석해 부족한 五行을 보완해주는 것이다.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는 입안에 있는 다섯 가지 기관의 작용에 의하여 소리의 형상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즉 어금니 소리(牙音- ㄱ, ㅋ)는 木, 혓소리(舌音- ㄴ, ㄷ, ㄷ, ㅌ)는 火, 목구멍소리(喉音- ㅇ, ㅎ)는 土, 잇소리(齒音- ㅅ, ㅈ, ㅊ)은 金, 입술소리(脣音- ㅁ, ㅂ, ㅍ)는 水 등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주음(主音)이 발성되어 나가는 소리의 영향에 따라 인간의 운명과도 관련지어진다.

    이름을 부를 때나 들을 때, 소리의 파장은 뇌 신경세포를 통해 정신과 육체조직을 자극하게 되고, 나아가 생리적인 반응을 일으켜 성격과 정신적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사주의 구성을 오행으로 분석해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강한 오행은 설기(泄氣= 힘을 빼는 것)하는 방법을 통해 이름을 짓게 된다.

    오행의 소리를 상극(相剋)하지 않고 상생(相生)되게 구성하고, 더불어 한자의 획수로 수리(數理)를 조합하고 뜻까지 좋다면 이상적인 이름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름 또한 유행을 탄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호순(好順)’이란 이름을 가진 여성이 개명을 하겠다고 해서 작명해준 일이 있다. 호순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니 아무리 좋은 이름이라도 시대상황이 나쁜 이름으로 만들어 버린 대표적인 경우다.

    강에서 유일하게 살아나온 사람도 이름을 그렇게 짓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사고가 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