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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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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친환경 장묘문화 ‘수목장’

나무 밑에 분골 묻거나 뿌리는 형식
묘지 부족 해결과 산림보호 큰 도움

  • 기사입력 : 2009-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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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간혹 차를 타고 가다가 산중턱쯤에 웅장한 화강암으로 설치되어 있는 가족 납골당을 보곤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가족 납골당 주변에 드러난 산의 흉물스러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으며 자연훼손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실제 화장된 분골(粉骨) 70위 정도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당을 설치하려면 1300~1500만원(중국산 화강암)이 소요된다고 하니 그 비용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이제는 장묘문화의 주류인 매장(埋葬)이나 납골(納骨)이 낳고 있는 국토 잠식이나 환경 피해가 없는, 즉 친환경적인 장묘 문화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대가 온 것이다.

    서방 선진국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 산림훼손이 되지 않도록 하여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스위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은 수목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수목장(樹木葬)에 대한 법률부분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2008년 9월22일)별표5를 보면 사설수목장림의 설치 기준(시행령 제21조 제2항 관련)에 대해 자세히 언급되어 있으므로 참조하면 도움이 되리라 본다.

    수목장(樹木葬)이란 글자 그대로 나무에 장례를 치른다는 뜻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 시신을 화장한 다음 분골(粉骨)을 나무 밑에 묻거나 뿌리고 추모목에 명패를 걸어 둔다. 이렇게 하면 묘지를 만드는 땅도 필요 없게 되고 그 외에 부수적으로 따라가는 비석이나 석물 등도 필요하지 않으며 분골(粉骨)은 자연히 나무의 거름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고 보면 이 방법이야 말로 자연 친화적인 장례가 되는 것이다.

    수목장은 영국이나 일본의 경우 공원묘지에서 이루어지는가 하면 독일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산림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고인의 추모목으로 교목이 쓰이는가 하면 관목이나 꽃나무에 수목장을 하기도 한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장묘를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수목장림은 우리나라에서도 장묘(葬墓)를 복지정책에 반영하는 데 적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예로는 전통적인 유교 집안 출신인 고려대학교 농대 교수였던 고 김장수 교수가 처음으로 경기도 양평의 대학 연습림에서 이 방식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하는데 유족들의 말에 의하면 평소 나무 사랑이 극진했던 고인이 죽어서 반드시 나무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받들어 화장한 김 교수의 분골을 참나무 아래 묻었으며 그 나무 밑에는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작은 명패가 붙어 있다고 한다.

    풍수를 연구하는 필자의 생각엔 화장을 하면 조상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DNA성분이 사라져 동기감응(同氣感應)을 일으키지 않는지 아니면 DNA성분이 일부 남아 있어서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연구를 해봐야 하겠지만, 수목장은 산림 보호와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수목장의 장점은 사회적 비용이 들지 않으며, 누구나 평등한 장례 방식이다. 특히 유지 비용이 저렴하고, 자연 친화적이며 사회적 묘지 부족 현상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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