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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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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10년 전 IMF를 생각하라 - 목진숙 (논설고문)

  • 기사입력 : 2009-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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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대란은 우리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어떤 난관이라도 돌파해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민족이므로 결코 두려워하거나 절망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기축(己丑)년 새해에는 온 국민이 일치 단결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흔들림 없이 소처럼 근면하게 맡은 바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말에 외환란을 맞아 사상 초유의 IMF경제관리체제를 초래했지만 2001년 8월에 IMF로부터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우리처럼 빠른 시일 내에 관리체제에서 벗어난 것은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때 우리 국민들은 외환 빚을 갚고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 모으기 운동’을 펼쳤었다. 그 무렵 태어난 지금의 초등학교 6학년 청소년들 가운데에는 돌반지를 하나도 갖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 있다. 부모들이 금 모으기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 고이 간직한 결혼 예물과 어렵사리 마련한 패물 등등 가정에 있는 금붙이라면 싹 쓸어담아서 나라를 회생시키기 위한 ‘용광로’ 속에 주저없이 던져 넣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빈사 상태에 놓였던 나라를 일으켜 세운 힘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국론 통일과 국민 통합이다. 그런데 국민의 중심에 서서 이것을 이끌어내야 할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 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만 하다. 정치권은 여지껏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은 아예 없는 듯이 정파적 입장과 이해득실에 다른 극한 투쟁으로 영일이 없다가 겨우 불안한 타협을 이끌어냈다.

    지금까지 행한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이러고도 어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참으로 낯 뜨거울 정도이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힘의 정치가 아니라 타협과 상생(相生)의 정치임을 모를 리 없을 터인데도 이러한 국민의 여망을 스스로 눈 감고 귀 막아 외면해버리는 일이 다반사였으니 어찌 국민이 정치인들을 신뢰할 수가 있겠는가. 이러한 행태가 계속되는 한 국민의 정치 혐오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정부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청와대를 비롯하여 각 부처는 상호 긴밀한 협의하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나가기 바란다. 특히 경제·외환정책에서는 한 치의 실수나 오류도 용납돼서는 안될 일이다. 그럴 경우 나라의 운명이 천길 벼랑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그 책임을 맡은 자들은 자신의 직분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 그래야만 국민 통합의 초석을 다질 수가 있다.

    국민 개개인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불안감을 가져서는 안된다. 과거 우리에게는 이번보다 더 큰 시련이 무수히 있었지만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서 모두 극복해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시련을 대적해 낼 용기만 있다면 비록 엄청난 고난이 닥치더라도 슬기롭게 물리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극복 의지가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큰 힘을 발휘할 수가 없다. 흩어져 있는 국민 각자의 힘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국론 통일이 절실하다. 따라서 정치권은 이제 진흙탕 싸움질을 중단하고 여야 타협을 통한 국론 통일에 나서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여러 시민사회단체도 국민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도록 그 중심에 서서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국민 한 사람마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낭비를 줄이고 자신보다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을 적극 도우면서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만 되면 국민 통합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며 지금의 위기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금요칼럼

    목 진 숙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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