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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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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김해 진례 송계사 계곡 오염현장

다슬기 살던 계곡에 검은 물 줄줄
상류쪽 공장 배수관 바닥에 산화철 추정물질 쌓여 있어

  • 기사입력 : 2008-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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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오후 2시 김해시 진례면 송현리 송계사 인근 계곡.

    가을 가뭄이 지속되면서 계곡물이 말라 있었지만 계곡 바위와 모래는 온통 검은 물질로 뒤덮여 있다. 민물고기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계곡 바닥에도 검은 물질이 깊게 쌓여 있었다. 이 계곡과 합류되는 상류 100여m 위의 배수관은 산화철로 보이는 붉은색 물질이 넓게 깔려 있었다.

    계곡의 오염원을 찾기 위해 기자는 송계사 관리인 이정석(67)씨와 장화를 신고 계곡 상류를 따라 100여m를 거슬러 올라갔다. 계곡 물을 헤치고 올라가면서 장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물질들로 인해 이내 까맣게 변했다.

    계곡 상류 A공장 배수관이 보이는 지점에 다다랐을 때 배수관 콘크리트 바닥에는 산화철로 추정되는 빨간 물질들이 쌓여 있었다. A공장은 에어컨 부품 등을 만드는 업체로 사찰 계곡에서 불과 300여m 떨어진 곳에 있었다.

    사찰관리인 이씨는 “이 계곡은 불과 5~6개월 전만 해도 반딧불이와 다슬기가 보일 정도로 깨끗했다”며 “사찰 상류에 A공장이 지난 3월쯤 증축을 한 이후 계곡물이 오염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계곡물은 진례면 당리마을 인근 연못으로 흘러들어가 수십여 가구 주민들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당리마을 주민들은 “이 계곡의 오염을 그대로 방치하다간 내년 농사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김해시에서 한 달여 전에 조사를 나왔는데도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김해시의 무성의를 성토했다.

    A공장 관계자는 “지난 9월께 김해시 환경감시원이 나와 조사를 벌였지만 공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며 “마당 등에 쌓여 있는 자재 등에서 나온 물질이 비가 오면서 흘러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9월께 주민으로 구성된 환경감시원이 A공장에 대해 현장조사를 나갔지만 제대로 보고가 되지 않았다”며 “관련 법에 의거, 폐수 등 배출 시설을 제대로 갖췄는지 현장조사를 다시 해 위법사항 등이 드러나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훈기자 yhkim@knnews.co.kr

    [사진설명]  27일 오후 송계사 인근 계곡이 검은 물질로 뒤덮여 있다. /김용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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