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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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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61) 대입 수시 2학기 논술·구술면접 대비

모의 면접서 시사 이슈 ‘내 생각’으로 정리
멜라민 파동·페일린 신드롬·독도·FTA·촛불시위 등 챙겨 봐야

  • 기사입력 : 2008-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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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샘: 지금 고3 수험생들은 수시 2학기 대입 논술과 면접시험 준비에 바쁜 시기지. 그동안 이곳 논술탐험에선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의 논술 준비 방법을 소개했는데, 너무 어려워 벅차다는 얘기를 하는 학생들이 많더구나.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시험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의 집을 찾아가 보았단다. 수시 2학기 실업계 전형에 응시하려는 황지은(경남관광고 3년) 학생을 만나 시험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얘기를 나누어 보았어.

    지은: 안녕하세요. 바쁜 시간을 내어 집까지 와주셔서 고마워요. 실업계 전형을 하는 대학 몇 곳에 원서를 내놓고 면접시험 준비를 하는 중이랍니다.

    글샘: 수시 모집에 응시한 것을 보면 학교공부는 소홀히 하지 않은 모양이구나. 아직 수능시험도 있고 정시모집도 남아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준비하면 좋겠어.

    지은: 그렇지만 대학입시라는 부담 때문에 걱정이 많이 돼요. 솔직히 지난 수시 1학기 때 어느 대학 경영학과에 서류전형을 통과하고도 면접에서 아깝게 떨어진 경험도 있거든요.

    글샘: 저런, 그랬구나. 아직 응시 기회는 많으니까 그때 실수한 게 무엇인지 되짚어보며 차근차근 문제점을 알아보자꾸나.

    지은: 면접장에서 너무 긴장한 것 같아요. 아주 쉬운 질문인데도 당황한 탓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지금도 속상해요.

    글샘: 내성적인 성격의 학생들에겐 쉽진 않겠지만, 면접장에선 가장 중요한 게 떨지 않는 거란다. 오늘처럼 면접관을 아빠 친구라고 생각하고 네 생각을 얘기하는 게 좋아. 그러면 그때 실수한 질문을 그동안 다시 연습해 본 적 있니?

    지은: 아뇨. 괜히 그때 기억이 떠올라 찾아보기도 싫던데요.

    글샘: 그건 아니란다. 수능 공부를 하며 오답노트를 작성해 보듯이 면접 질문도 언제 다시 어느 대학에서 물어볼지 모르니까 한번 더 정리해서 내것으로 만들어 놓는 게 필요하단다.

    지은: 그때 제가 당황했던 질문은 대충 ‘한미 FTA에 따른 우리나라’에 관한 주제로 수험생의 생각을 묻는 것이었어요.

    글샘: 아까워라. 경영학과를 지망할 땐 꼭 대비했어야 할 질문이거든. 작년 8월 이곳 논술탐험에서도 수시 2학기 논술대비 예상 논제로 ‘세계화와 한미 FTA’를 다뤘는데 안 읽어본 모양이구나. 한미 FTA 과정을 보면서 세계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세계화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다룬 칼럼을 읽어보라고 권했단다. <세계화를 옹호하는 소르망 전 파리대학 교수가 한국을 예로 들어 ‘세계화로 인한 세계 여타 지역과의 상호작용으로 한국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생동감이 넘치고 있으며. 이는 현대 한국 예술가들에 의해 전 세계에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한 기사는 한류와 연관시킨 논술로 써먹을 만하다>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거든.

    지은: 제가 그동안 신문 읽기를 소홀히 한 게 후회되네요.

    글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아. 실패를 경험 삼아 다시 도전해 보는 거야. 면접도 논술 준비처럼 해야 한단다. 글로 표현하는 게 논술이라면 말로 하는 게 구술면접이잖아.

    지은: 그러면 이번에 제가 면접에 간다면 어떤 시사 이슈를 챙겨 봐야 할까요?

    글샘: 물론 족집게처럼 무엇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실업계 전형인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어려운 주제는 안 나올 거야. 지금 시대 흐름을 볼 때, 준비해야 할 시사 쟁점을 몇 가지만 얘기 할 테니 기록해 두었다가 네 생각을 담아 정리해 보거라. 우선 떠오르는 게 ‘멜라민 파동’이야. 요즘 신문에 계속 보도되고 있지. 어떤 게 문제점인지,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보거라. 세계 식량문제에 관한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산물 가격이 오름으로써 다른 전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도 짚어보고, 그 대안으로 ‘바이오 연료’나 ‘해외 식량기지 개척’ 같은 기사도 읽어봐. 경남신문에서도 기획기사로 9월 22일과 29일자에 다루고 있지. 또 최근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관련한 세계금융위기에 관한 신문사설도 꼭 읽어 봐야 한단다. 이보다 좀 더 오래된 시사 쟁점이지만, 농산물 원산지 표시제와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를 다룬 기사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 수험생의 국가관을 묻는 문제로 나올 만한 ‘독도 영유권 분쟁’과 ‘중국의 동북공정’도 챙겨보고. 경영을 하는 기업인에게 요구되는 ‘메세나(기업이 문화예술 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것)운동’에 관한 신문 기사도 챙겨 보거라.

    지은: 글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리해 두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대략 알 것 같네요.

    글샘: 이 과정을 거친 뒤엔 지망대학의 기출논술(면접)문제를 다시 한번 훑어보고 대비해야 해. 그 다음엔 반드시 집에서 모의 면접을 해봐야 한단다. 면접관은 아버지도 좋고, 삼촌을 모셔 오거나 친구들과 같이 해도 괜찮아. 그리고 왜 이 학과를 지망했는지, 실업계 학생으로서 합격한 뒤에 어떤 목표를 두고 대학공부를 할 것인지 등을 예상 질문으로 골라 실제처럼 연습해 봐야 한단다. 심지어 자세와 표정까지 체크하고 보완해야 면접장에서 가서도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거야.

    지은: 오늘 당장 아빠를 면접관으로 모셔서 모의 면접을 해야겠어요.

    글샘: 수시 2학기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오늘 갑작스럽게 만나다 보니 혹시 빠트린 게 있는지 모르겠구나. 음~. 그래.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이 고교생 딸의 임신문제로 궁지에 처했을 때 답변한 “어느 가족이든 완벽한 가족은 없다”는 말의 의미를 알아 두거라. “나는 평범한 하키 맘”이란 얘기와 함께 ‘가족’이나 ‘여성’문제에 관한 질문이 나왔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거야. 아 참, 네가 실업계고교 출신이기 때문에 대학 측에선 ‘왜 취업을 하지 않고 대학공부 쪽으로 진로를 바꾸었는지’도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 그 질문은 대입 지원서에 적어 내기도 하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무엇인지’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으니 대비해 두어야 할 거야.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이라도 면접장에선 부끄러워하지 말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게 좋아. 오늘처럼 이렇게 논술탐험에 얼굴을 내민 것도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봐.

    지은: 고맙습니다. 후회 없는 도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심강보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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