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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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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지표시 단속팀 동행취재

“주인 아저씨 안계셔서 잘 몰라요”
음식점 대부분 규정 제대로 몰라

  • 기사입력 : 2008-07-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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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산지 표시제에 대한 규정을 대부분 모르네요.”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3시30분 창원시 팔룡동 A음식점.

    이날 이 음식점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원산지표시제 기동단속팀이 들어섰다. 정부가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조기 정착을 위해 3개월간 계도·홍보활동에 주력한다는 방침에 따라 현장방문에 나선 것이다.

    경남지원 유통관리팀 이수훈 팀장과 김중민 계장은 식당 안에 들어가자 마자 먼저 메뉴판과 차림표를 확인했다.

    그러나 원산지 표시를 찾을 수 없었다. 공기밥에도 쌀의 원산지 표시는 보이지 않았다.

    식당 종업원은 “주인 아저씨가 안계시기 때문에 나는 모른다”며 단속반을 피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시중에 시판된 가운데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해 속여 파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판매현장에서 원산지 표시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눈속임을 한 곳도 부지기수였다.

    주로 수입육을 사용하는 체인점의 경우, 원산지 표기를 알아보지 못하게 구석에 비치하거나, A4 정도의 크기로 작성해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단속반이 점검한 5곳 가운데 3군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게 원산지 표시를 했다. 더욱이 국내산 쇠고기의 경우, 한우와 육우·젖소까지 육종을 구분해야 하지만 어느 한 곳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김중민 계장은 “원산지 표시와 관련해 아직까지 소·대규모의 음식점들은 규정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속반이 찾아간 곳은 도로 맞은 편 상가 2층에 위치한 대형 음식점. 입구 앞에 들어선 김 계장의 발걸음이 멈춰섰다. 정면 벽면에 설치된 메뉴판이 한 눈에 들어왔지만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계장은 업주에게 “소비자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주방 냉동실로 들어가 쇠고기와 함께 거래명세서를 보여달라고 했다. 업주는 “호주산 쇠고기”라고 대답했지만 쇠고기가 포장된 비닐은 스티커없이 투명한 상태였고, 거래명세서에도 가격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호주산이라고 확인할 수 있는 글자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김 계장은 “만약에 단속이 나왔을 때 원산지를 알 수 있는 근거(쇠고기 포장 박스나 스티커, 쌀의 경우 포대)를 1년 동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업주에게 주의를 줬고, 업주는 그제서야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김정민기자 isguy@knnews.co.kr

    [사진설명]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창원시 팔룡동 한 음식점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원산지 표시제 기동단속팀이 냉장고 안에 보관돼 있던 쇠고기의 원산지를 확인하고 있다. /전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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