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클레오파트라의 코

  • 기사입력 : 2008-04-03 00:00:00
  •   
  • ‘클레오파트라’ 하면 흔히 동양의 양귀비와 쌍벽을 이루는 서양의 대표적인 미인으로 알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왕국의 마지막 여왕이다. 재색(才色)을 겸비하고 여성으로 높은 교양을 지녔으며, 이집트는 물론 여러 나라 말을 잘 구사하여 외교사절과 통역 없이 대화하였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말은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이 ‘팡세’에서 쓴 말인데 실제로 코가 커서 이 말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고 여성에게 코의 의미는 자존심, 고집, 야망 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로서 조금만 자신을 낮췄다면 시대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는 것을 표현한 것일 게다.

    관상에서 코는 오악(五嶽) 가운데 중악(中嶽)으로서 재물(財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곳이다. 나이로는 40세부터 50세까지 운세를 보는데 ‘귀 잘 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 생긴 거지 없다’는 말은 초년 운(14세까지)은 귀를 살폈고, 건강, 사회적 위상, 자존심, 부, 성격, 중장년 운으로는 코를 봤기 때문이다. 얼굴에서 코는 기둥과도 같으며 잘 생긴 코와 재물 복이 있는 코는 다르다. 요즘 인기 연예인들의 코는 잘 빠지고 매끈하여 성형수술을 할 때 이처럼 연예인 코를 선호하나 이는 재복과는 다르다. 재복이 있는 코는 양쪽 콧방울이 뚜렷하면서 콧날 둥근 부위가 콧방울 두 개가 합친 면적이다. 돼지 쓸개를 매달아 둔 것처럼 아래쪽이 뭉툭해야 재복이 있다고 본다. 본 일은 없지만 대도(大盜)라 불리는 사람이 권세가에서 훔쳤다는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이렇게 생겼지 않나 생각한다.

    코가 큰 남자를 보면 흔히 “정력이 좋겠다”고들 하는데 관상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코는 건강의 척도이기 때문에 코의 뼈대가 굵고 뚜렷하면 에너지가 강해서 신체의 다른 부위도 튼튼하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코가 굵고 크면 에너지는 강하겠지만 다소곳하고 애교스러운 매력은 떨어진다. 코는 자신의 위상을 나타낸다. 코가 높은 사람은 자기 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연구원이나 학자가 어울린다. 반면 코가 낮은 사람은 겸손하게 보이므로 서비스업 등 사람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 좋다 하겠다.

    누구나 잘 생기고 재복이 있는 코를 원한다. 성형으로 달라진 얼굴에 따라 운명이 바뀌기도 하지만 균형과 조화가 이뤄지지 않은 성형은 얼굴 전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관상은 모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찰색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인위적인 성형으로 운세를 바꿔 보겠다는 것은 욕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클레오파트라는 아름다웠지만 절세의 미인이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미모만으로 여러 영웅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라 풍부한 교양과 재치 있고 세련된 말 솜씨가 진정한 그녀의 매력이었다. (역학 연구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