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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단도리’한다?

  • 기사입력 : 2007-1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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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마무리할 일을 ‘단도리’한다?


    연말입니다. 올해 초에 계획했던 일들은 다 이루셨는지요?

    일을 하면서 잘못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쓰는 말 중에 ‘단도리’라는 게 있습니다.

    ‘여행 가기 전에 집안일을 단도리하고 가야지.’ ‘김 감독은 수비들에게 실점하지 말라고 단도리를 했다.’ ‘사업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시장 단도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등등.

    그런데 단도리가 일본어라는 것을 아십니까?

    일을 해 나가는 순서·방법 또는 그것을 정하는 일을 의미하는 일본어가 ‘단도리(だんどり·段取り)’입니다.

    단도리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채비, 단속으로 순화’로 나와 있습니다.

    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단속하는 일을 뜻하는 우리말로는 ‘잡도리’가 있습니다. ‘이번에 잡도리를 못하면 더 버릇없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등으로 쓰이는데 조금 생소하죠? 그러나 몰랐던 우리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도 우리말을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비슷한 말로 ‘당조짐’도 있습니다. 단단히 단속하고 조임이라는 뜻의 당조짐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일일이 아뢰 바치라고 당조짐을 하는 모양이었다.’ ‘입 조심할 것을 다시 당조짐하다.’ 등으로 쓰입니다.

    일 처리와 관련해 “유도리가 없이 앞뒤가 막혔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유도리’도 ‘시간, 금전, 기력 등의 여유’의 뜻인 일본어 ‘유토리(ゆとり)’에서 온 말입니다.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융통성’이나 ‘여유’로 바꿔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올해 마무리해야 할 일들을 잡도리하고, 일을 처리할 때 융통성 있게 하면 새해 당신은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것 같네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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