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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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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책을 보다 발견한 맞춤법 오류

  • 기사입력 : 2007-12-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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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신기록을 세운 마라톤 선수에게 기자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었나요?” 그의 대답은 간결했습니다. “나는 한걸음 한걸음 힘차게 내딛었을 뿐입니다.”】

    어느 책에 실린 일화 중 한 대목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과 목표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교훈을 주는 글이지만 맞춤법이 틀린 게 있어 아쉽네요.

    바로 ‘내딛었을 뿐’입니다. ‘내디디다’의 준말이 ‘내딛다’입니다. 어간 ‘내딛-’에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만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내딛고, 내딛는’ 등은 가능하지만 ‘내딛어, 내딛었다’ 등으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죠.

    모음 어미가 올 땐 원말인 ’내디디다’의 어간 ‘내디디-’와만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따라서 ‘내디디어(내디뎌), 내디디었다(내디뎠다)’ 등으로 써야 맞습니다.

    조금 어려운 편에 속하는 맞춤법이랍니다.

    위 일화에서 ‘내딛었을 뿐’은 ‘내디뎠을 뿐’이라고 해야 됩니다.

    참고로 ‘내딛다’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의 연결이 불가능한 준말들로는 ‘건들다, 굴다, 까불다, 머물다, 서둘다, 서툴다, 갖다’ 등이 있습니다.

    얼마전 서울에서 ‘제1회 편집교정능력검정시험’이 치러졌어요. 국내 출판계가 우리말 운영 능력의 방향을 체계화하고, 출판 종사자의 교정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도한 시험이랍니다.

    독자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힘차게 내디디려는 출판계의 신선한 시도에 기대가 큽니다. 앞으로는 책을 읽다 맞춤법에 어긋난 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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