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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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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골재파동 함안 레미콘공장 현장을 가다

골재품귀 … 멈춰 선 레미콘
하루 4~5차례 공급량 3개월 동안 절반으로 뚝
골재품귀 … 멈춰 선 레미콘

  • 기사입력 : 2007-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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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재 부족으로 도착지 모래가격 60~70% 증가

    "채취장 늘려주지 않으면 더이상 출하 못할 수도"


    “골재가 없어 레미콘을 제때 생산 못하는데, 건설현장에서는 골재 품귀 현상을 이해 못한 채 레미콘업체에 항의만 하고 있으니 미칠 지경입니다.”

    모래·자갈 등 골재수급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본지 22일자 3면 보도) 22일 찾은 함안군 칠서면 A레미콘회사 주차장.

    이 회사 주차장에는 골재를 수급받지 못해 레미콘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면서 배달가지 못하는 레미콘 차량들이 줄줄이 멈춰서 있었다. 이 회사는 그날그날 예약된 레미콘 양을 제때 만들지 못하는 등 골재 품귀 현상의 여파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레미콘 업체들은 하루 평균 4~5회 레미콘을 건설현장에 공급해 왔지만 최근 3개월동안 하루 2회 가량밖에 운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레미콘 업체에서 밝힌 모래의 도착지 원사가격은 골재파동 이전에는 1㎥당 1만500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1만7000~1만8000원으로 60~70%이상 올랐다. 이마저도 도내 골재채취장에서 수급받지 못할 경우 대구까지 올라가 물량을 구해와야 하는데, 1㎥당 2만2000원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110%이상 인상된 모래와 자갈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날 만난 A업체 관계자는 “요즘에는 레미콘 신규물량을 받지 않는게 현명한 경영방식이 될 정도”라면서 “골재가 귀하다 보니 그날 구한 골재를 그날 모두 출하하는 하루살이 생산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골재 품귀로 레미콘을 50%가량 제한출하하고 있다는 B업체 관계자는 “도내 골재채취장에는 레미콘회사 간부들이 진을 치고 있을 정도로 골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면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건설현장의 레미콘 공급이 3~4일씩 늦어지는 등 건설현장 적기 공급에 큰 차질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도내 골재채취장 일대 농로에는 골재를 확보하기 위한 덤프트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많게는 300여대 가량의 트럭들이 농로에서 진을 치는 등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트럭기사 김모(45)씨는 “골재를 한번이라도 더 실어나르기 위해 저녁 6시에 채취장 일대에 차를 주차한 뒤 귀가해 다음날 새벽 4시에 집을 나와 채취장에 줄을 서야 오전 8시30분에 첫 물량을 배정받을수 있다”며 “골재채취장 인근에는 트럭기사들이 많이 몰리자 간이 국밥집이 호황을 누릴 정도”라고 귀띔했다.

    경남울산레미콘협동조합 구승욱 부장은 “레미콘 업체들이 골재를 현금으로 구입해 건설현장에는 외상으로 납품하면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당국에서 골재채취장을 늘려주지 않으면 골재난을 견디지 못한 레미콘 업계에서 더 이상 출하를 못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며,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는 업체들 중에는 골재가격의 현실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사진설명]  22일 함안지역 한 레미콘공장 차량들이 골재파동으로 레미콘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자 멈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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