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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오는 말이 곱지 않아도, 가는 말은 고와야 한다

  • 기사입력 : 2007-10-24 09: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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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으로 유명한 이해인 수녀님이 지난주 창원 사파성당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내용이 ‘아름다운 삶을 위한 고운 말’이라 우리말 소쿠리를 통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수녀님은“언어는 습관이고. 오는 말이 곱지 않아도 가는 말은 고와야 한다”며“살아가면서 부정적인 말이나 막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흔히 쓰는 말 중에 ‘맞아죽게 생겼다’는 ‘한소리 듣게 생겼다’로. ‘뿅갔다’는 ‘반했다’ 등으로 바꿔 말한다면 좋을 것이라고요. 그리고 ‘환장하겠네. 꼭지 돌겠네. 쪽팔린다’는 ‘보통 일이 아니군요. 감정 통제가 안되네. 민망하다’로 바꾸도록 권했습니다.


    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어느 주인이 적어 놓은 ‘밭에 들어가면 의 상함’이라는 푯말을 예로 들며. ‘출입엄금’보다는 훨씬 정감이 가고.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절에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아니 온 듯 다녀가시옵소서!’라는 푯말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녀님은 하루를 되돌아보며 매일 쪽지에 적어 놓은 글을 옮겨 적으면서 나쁜 말을 했을 때는 반성하고. 좋은 말을 했을 때는 더욱 잘하겠다는 다짐을 한답니다.


    욕설을 하지 않으려는 어느 신부님의 사례도 소개했는데. ‘개’자가 들어간 욕은 1번. ‘ㅆ’이 들어간 욕은 2번. ‘17 다음 숫자’가 들어간 욕은 3번 식으로 번호를 붙인 쪽지를 운전석 앞에 붙여 놓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차가 끼어들었을 때 “야. 이 ××놈아. 눈 똑바로 뜨고 운전해”라고 하지 않고 “1번 같은 사람이네. 좀 조심하면 좋으련만…” 식으로 한다네요.


    또 매우 화났을 때 “이러시면 곤란합니다”라고 말한다는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칭찬하면서 “고운 말은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이해인 수녀님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고운 얼굴에 목소리는 30대 초반으로 보였습니다. 아마 고운 말을 쓰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함께 강연을 들은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꼈다네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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