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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암논술 주제별 강좌] (14) 세계화의 문제점과 대안

  • 기사입력 : 2007-10-24 09: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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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학년도 서강대 수시 2학기 인문계 논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위기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서술하고 있다. 아래 두 편의 글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위기가 무엇이며. 현대 사회에서 그 문제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이유와 그 해결 방안에 대해 1.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단. 반드시 구체적인 사례를 논의의 근거로 사용하시오. (제시문 원문은 뒷부분에 있음)



    # 출제 의도
    이 논제는 세계화라는 현실적 조건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분석하기를 요구한다. 학생은 이 논제를 통해 세계화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자세와 관점이 필요할지 논술해야 한다.
    대학은 서로 관계없는 듯 보이는 두 가지의 현상을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묶어 수험생의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동시에 그러한 공통 주제에 대한 견해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논의의 근거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키고자 했다.

    # 논제 분석
    첫 번째 문장에서는 제시문을 읽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먼저 두 제시문이 보여 주는 현상을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어떤 공통된 위기 상황’과 관련지어 읽어 내야 하며. 대안의 실마리 역시 찾아야 한다. 그러한 방향 속에서 학생이 해결해야 할 논제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제시문 분석을 통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위기를 분석할 것
    2) 현대사회에서 그 문제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를 찾을 것
    3)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
    4)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논증의 과정을 보여 줄 것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비키 디아즈라는 한 여자의 생활을 통해 ‘전지구적 보살핌의 사슬’의 비가시적인 인간생태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도시와 농촌 간에 나타나는 노동력의 하청계열화. 한 종류의 보살핌이 다른 종류의 보살핌에 의존하는 형태 등이 ‘전지구적 보살핌의 사슬’의 내용이다. 나아가 이러한 ‘전지구적 보살핌의 사슬’은 힘의 위계에 근거한 주체와 대상의 이분법적인 구도 속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체계는 소외된 약자의 발생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는 질서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동시에 보살핌의 사슬이 전지구적으로 확산된 배경에 전지구적인 자본주의. 세계화가 있다는 점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나]의 내용은 다국적기업에 의한 종자독점이 의미하는 문제와 그 대안이다. 다국적기업의 이윤추구 논리에서 비롯된 세계화와 균질화 경향은 ‘재생’이라는 숭고한 가치. 즉 풍요로운 문화의 원천인 지역공동체의 다양성과 생물 다양성을 거세시킨다고 비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종자보존 네트워크’를 통해 생태계 그 자체의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이 제시문을 읽는 과정에서 다국적기업의 무분별한 종자독점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 불평등문제. 종자독점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이분법적 사고와 자본주의적 경제중심 논리 속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다국적기업의 독점이 가능해진 조건에서 세계화 혹은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문제를 읽어 내야 한다.

    제시문 [가]와 [나]는 각각 현상을 제시하므로 자신이 읽어 낸 부분에서 정확하고 설득력 있게 공통의 주제를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일단 두 제시문이 ‘세계화’ 속에 나타나는 문제점을 제기한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이 주목한 문제의 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면 된다.



    # 집필 방향
    좀 더 구체적인 분석에 도달하는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 단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제시문의 논리적 분석을 통해 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시 1 - 전지구적 보살핌의 사슬은 경제력을 매개로 한 수직적인 위계서열이다. 또한 제시문 [나]에서 나타나는 종자의 독점은 먼저 부를 획득한 쪽에서 경제적 부의 편중을 재생산해. 종자재벌과 그 나머지 파산자로 세상이 나뉘는 결과를 낳는다.
    이 방향으로 논의를 전개한다면. 프랑스의 인종분규. ‘쓰나미’나 미국의 ‘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방법이 가능하다. 경제적 불평등이나 경제종속의 문제를 보여 주는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예시 2 - 제시문 [가]와 [나]에서는 세계화라는 거센 물결 속에서 자연스러운 생태적 질서나 지역공동체가 파괴되는 문제를 지적한다. 제시문 [가]는 ‘비가시적인 인간생태학’이 한 종류의 보살핌이 다른 종류의 보살핌에 의존하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상호성을 핵심으로 하는 자연적 질서나 인간의 관계가 경제력에 의해 ‘일방적 관계’로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제시문 [나]에서는 인간의 이윤추구 욕망이 생태계의 자연 질서를 파괴하고. 더 나아가 지역공동체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현상을 보여 줬다.
    환경문제나 지역적 다양성이 파괴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다양성 속의 전체성 회복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예시 3 - 제시문 [가]와 [나]에서는 주체와 대상의 이분법적 사고가 세계화과정 속에 문제를 만든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분리를 만들어 낸 주체와 대상 간의 이분법은 제시문 [가]와 [나]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중심과 종속의 관계를 파생시켰고. 이는 세계화과정 속에서 더욱 심화된다.
    이주노동자문제나 생명공학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할 수 있으며. 이분법적 사고의 극복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경남초암아카데미 제공/



    제시문 [가]
    비키 다아즈는 34세로서 다섯 아이의 엄마이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학교 교사를 하다가 여행사에서 근무했던 그녀는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에서 비키는 로스앤젤레스의 비벌리힐스에 있는 부유한 가정의 가정부 겸 두 살짜리 아들의 보모로서 일한다. 비벌리힐스의 그 가족은 비키에게 주급 400달러를 지급한다. 그리고 비키는 다시 필리핀에 있는 자기 가족의 가정부에게 주급 40달러를 지급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지구적인 보살핌의 사슬’ 속에서 사는 것은 비키와 그녀의 가족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역설적이지만. 비키는 자신을 고용할 사람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기른 경험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일자리를 얻었다. 그녀의 얘기를 들어 보자. “나는 신문 광고에서 그 자리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전화했고. 그들은 나에게 와서 면접을 받으라고 얘기했다. 나는 결국 채용되었다. 그들은 나에게 아이를 어떻게 돌보는지 아느냐고 물었을 뿐이고. 나는 나에게도 다섯 명의 아이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을 보살핀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가정부가 그 일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세계 자본주의는 무엇이든 그것이 만지는 것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모든 것을 만지는데. 그중에는 내가 얘기하는 ‘전지구적인 보살핌의 사슬’도 포함된다. 이것은 유급 혹은 무급의 보살피는 일을 바탕으로 한 전 세계 사람들 간의 일련의 개인적 연결이다. 대개는 여자들이 이런 사슬을 만들지만. 어떤 경우에는 여자와 남자 모두가 만들고. 드문 경우에는 남자들만이 만든다. 이와 같은 보살핌의 사슬은 국지적. 국가적 혹은 전지구적일 수도 있다. 전지구적인 사슬은 - 비키 디아즈가 이에 해당하는데 - 대개 가난한 나라에서 시작해 부자나라에서 끝난다. 하지만 어떤 경우 그런 사슬은 가난한 나라들에서 시작하고 바로 그 가난한 나라 안의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다. 혹은 그것들이 하나의 가난한 나라에서 시작해 다른 약간 더 가난한 나라로 확장되고. 이어서 후자의 나라 안에서 하나의 장소와 다른 하나의 장소를 연결한다. 사슬들은 또 연결되는 지점의 수에서도 다양하다. 어떤 것은 하나이고. 어떤 것은 둘이나 셋이다. 그리고 연결되는 강도도 다양하다.
    이런 사슬의 한 가지 흔한 형태는 다음과 같다. (1)가난한 가족의 손위 딸이 동생들을 보살피고. 그동안에 (2)어머니는 보모로 일하면서 다른 곳에 보모로 가 있는 사람의 아이들을 보살피고. 후자의 보모는 다시 (3)부자나라에 있는 가족의 아이를 보살핀다. 어떤 보살핌의 사슬은 보살핌의 대상 - 가령 아이나 혹은 돌봐야 할 나이 든 사람 - 에 기반하고. 어떤 사슬은 보살핌의 주체 - 보살피는 사람들 자신. 그들도 보살핌을 받기 때문에 - 에 기반한다. 각각의 사슬 종류는 보살핌의 비가시적인 인간생태학을 표현하는데. 한 종류의 보살핌이 다른 종류의 보살핌에 의존하는 식이다.
    - 알리 러셀 혹스차일드. 《보살핌 사슬과 감정의 잉여가치》



    제시문 [나]
    반다나 시바는 다국적기업에 의한 종자의 독점이 인류가 현재 직면한 최대의 위협이라고 한다. 지역공동체가 주도하는 종자보존운동이 무엇보다 긴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말할 나위도 없이. 씨앗은 재생이라는 생명현상의 핵이며 생명의 재생 없이는 사회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자명하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러나’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문제는 어지럽게 돌아가는 현대산업사회에는 생명의 재생에 대해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우리는 생명의 재생을 기다릴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현대세계를 뒤덮은 생태학적. 사회적인 위기는 재생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격하되어 있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지구촌의 풍요로운 음식문화를 뒷받침해 온 재래종자들이 최근 들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이제 세계 작물종자의 30퍼센트는 다국적기업 10여 개 사가 독점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재래종을 취급하는 지역의 종자회사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다국적기업은 수확량 면에서 유통에 적합한 1대 교배종을 개발하고. 다시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종자를 만들어 농약과 함께 그것을 판매함으로써 시장독점을 꾀해 왔다. 이러한 방식의 세계화와 균질화의 그늘에서. 지역의 전통적인 음식문화와 그것을 지탱해 온 종자. 그리고 전승문화들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종자의 균질화와 함께 생물의 다양화에 의해 유지되고 있던 ‘생명공동체’인 지역이 교란되고 쇠약해지고 붕괴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 가운데 호주의 바이론 베이에 거점을 둔 ‘종자보존 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공동체의 종자부활과 종자은행 설치를 호소하고 있다. 또한 지역들끼리 서로 연합하여 세계화에 대항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곳 대표인 팬튼 부부는 자신의 집 주변에 견본 정원이랄 수 있는 야채 농원을 두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정성 어린 슬로푸드를 대접하고 있다. 그들에게 종자보존운동이란 각각의 종자가 갖고 있는 고유한 시간을 존중하는 일이다. 종자에는 긴 시간 속에서 배양되어 온 각 지역의 기후. 토양. 미생물 등과의 관계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씨앗을 뿌리고 기르고 다시 씨를 거두고 계속해서 보존해 온 수세대에 걸친 농민들의 지혜와 삶이 담겨 있다. 그래서 종자를 보존하는 일은 생태계의 시간과 문화의 시간을 지켜내는 일이기도 하다.
    - 쓰지 신이치. 《슬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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