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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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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같은 우리 아빠 최고야

  • 기사입력 : 2007-10-22 09: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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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孟父三遷之敎 행복한 우리집 아빠하기 나름이죠

    아버지들이 변하고 있다.
    가부장적이고 독재적인 아버지들이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엄마의 일을 돕는 ‘제2의 엄마’가 아닌. 가정 내 아버지의 자리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요즘 아버지들.

    출산부터 육아. 교육에 이르기까지 자식 뒷바라지에 정성을 쏟는 것은 기본. ‘좋은 아버지‘가 되기위한 교육까지 자청하고 있다. 두 딸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노력하는 최병윤(37·회사원·창원시 팔룡동)씨를 만나 부녀(父女)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오전 6시30분. 아침식사와 출근준비로 바쁜 아내 민미정(36)씨를 대신해. 두 아이의 유치원 등교 준비를 돕는 것은 최씨의 몫이다. 최씨는 ‘두 공주님’인 민주(7)와 민경(4)을 깨우고 등교 준비를 시킨다. 자신의 출근 준비는 당연한 그의 일.

    회사업무로 퇴근이 늦을 것이라는 아내. 오늘은 최씨가 일찍 귀가해야 하는 날이다. 오후 5시. 퇴근을 앞둔 최씨는 오늘도 온통 딸들 생각으로 가득하다. ‘둘째 민경이가 감기 기운이 있던데 괜찮은가?’ ‘가을 단풍이 좋던데. 등산과 함께 하는 자연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봐야겠다’ 등등. 아이들이 자랄수록 고민도 행복도 늘어간다.

    최씨는 딸아이들의 육아를 위해 3년 전. 야근이 잦던 전 직장을 그만두고 퇴근 환경이 좋은 직장으로 옮겼다. 퇴근 시간.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쏜살 같이 달려간다. 집에 도착한 최씨는 두 딸과 하루 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저녁을 먹는다.

    큰딸의 도움으로 저녁 설거지를 끝낸 최씨는 아이들에게 오늘 해야 할 분량의 학습을 시킨다. 특별히 도와 줄 부분이 없다 해도 최씨는 딸들 방에서 책을 보며 함께 앉아 시간을 보낸다. 공부를 끝낸 뒤. 최씨는 두 딸과 함께 간단한 요가운동을 한다. 민지와 민주는 무슨 동작인지는 모르지만. 아빠를 따라하는 걸 마냥 재미있어 한다.

    아이들의 취침 준비를 끝낸 최씨. 하지만 아이들은 잠이 안 온다며 투덜대고. 최씨는 두 딸 사이에 앉아 동화책을 나긋나긋 읽어주며 아이들을 재운다. 아이들이 잠들자. 최씨는 거실에 앉아 빨래를 개면서 저녁 일과를 마무리한다.
    업무에. 집안일에 힘들 법도 하지만. 최씨는 “내 아이를 키우는 일인데요 뭘. 보람찬 일이죠”라며 웃는다.

    덧붙여 “맞벌이로 일하는 아내에게만 육아를 맡기면 아내의 몸이 상하게 되고. 노후에 함께 행복할 수도 없지 않겠느냐”며 속 깊은 애정도 과시한다.
    지금도 좋은 아버지로 충분한 조건을 갖춘 듯 보이지만. 최씨는 아직도 매일 좋은 아버지를 위해 공부한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올바른 육아법’ ‘좋은 아버지 되는 법’ 등을 공부. 스크랩해 놓고 아내와 공유하는 것은 기본. 최근에는 창원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아버지 학교’에 등록했다.
    “노력한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을테니깐요. 더 많이 배워서 더 잘하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최씨의 바람이다.

    ▲‘좋은 아빠’ 되기 위해 공부하는 아버지들. 좋은 아버지 열풍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젊은 아버지들 사이에서부터 불고 있는 시대적 흐름이다.

    창원 액티브 열린가정 연구소 하언승 원장은 “가정 내 위치가 불안정해진 아버지들이. 자기 자신을 검증하면서 가정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좋은 아버지’가 되고자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아버지가 되면 우선적으로 가정의 건강이 회복되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고 말했다.

    ‘좋은 아버지 되기’는 저절로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자의로 ‘아버지 학교’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도내에서 운영 중인 대표적인 아버지학교로는 창원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버지 학교’와 창원 늘푸른 전당의 ‘아버지 대학’. 기독교 계열의 ‘두란노 아버지 학교(father.or.kr)’를 꼽을 수 있다.

    창원건강가정지원센터는 지난 4~9월 5개월간 ‘찾아가는 아버지 학교’를 통해 총 840명의 아버지들을 교육시켰다.

    교육을 받은 아버지들 중. 더 많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아버지들을 중심으로 지난 10월 15일. ‘아버지 학교-심화과정’을 개강했다. 현재 총 20명의 아버지들이 신청해 일주일에 세 번 90분씩. 저녁시간을 할애해 ‘남성의 돌봄노동 참여를 위한 아버지 교육’이란 주제로 수업을 하고 있다. ☏ 262-9230

    기독교 계통인 ‘두란노 아버지학교’의 경우는 올 한해만 1000명의 수강생을 배출해 낼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5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아버지’로 거듭나는 과정을 교육하고 있으며. 수업을 받은 아버지들의 입소문을 통해 많은 아버지들이 찾고 있다. 특히 가정내 갈등을 겪고 있는 아버지들이 많이 찾는다. 수업은 종교적 성격을 띠는 ‘토요아버지 학교’와 종교적 성격을 배제한 ‘찾아가는 아버지 학교’로 나눠져 있다. ☏ 266-2993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주최하는 ‘아버지 대학’은 4주간 주 2일 과정으로 진행되며. 120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현재 6기 아버지 대학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 273-2816
    이 밖에 온라인상에서도 카페나. 클럽을 통해 좋은 아버지 되는 법과. 자녀 키우기의 노하우를 교류하는 모임이 늘고있다.

    창원 늘푸른 전당의 범완용 지도사는 “예전에는 자녀가 문제가 있을 경우에나 아버지 교육을 받았지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스스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최근 들어 다양한 아버지들이 교육받고자 한다”며 “아버지 역할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성립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모든 아버지들이 교육을 받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 성공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한 실천수칙★
    1.자녀와 여행하는 아버지가 되자
    2.집안일을 솔선수범하는 아버지가 되자
    3.자녀의 숙제를 도와주자.
    4.자녀와 함께 서점에 가 보자.
    5.자녀에게 편지를 써보자
    6.일주일에 하루는 가족의 날로 정하자
    7.교통신호를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
    8.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자
    9.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마음을 담아. 사랑을 담아 그때그때 고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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