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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사주칼럼] 인덕(人德)이 없는 사람

  • 기사입력 : 2007-10-19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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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태 사주칼럼/ 인덕(人德)이 없는 사람
    “나는 이 직장에 올 사람이 아니었어. 시절이 나빠서 마지못해 오긴 했지만 정말 다니기 싫어. 회사가 너무 시시해. 기회가 오면 언젠가는 다른 직장으로 옮길 거야.”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자기는 좋은 직장을 가야 할 사람인데 어찌어찌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을 들어왔으니 벌써 인생에 실패한 것 같고 옆에 있는 동료들이 우스워 보인다. 분명 자신보다 실력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동료라는 게 자존심도 상한다.
    자기가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치고 성공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스스로가 자신이 속해 있는 것들을 무시하는데. 누가 자기 직장이나 일터를 인정해주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제대로 평가해줄까?

    고위 공직자들이 퇴직하고 나면 병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생활도 안정되고 바쁘게 할 일도 없으니 이제 푹 쉬는 일만 남은 삶들이 왜 병에 걸릴까? 항상 그 옆에 따라다니던 사람들이 퇴직과 함께 다 사라졌기 때문은 아닐까? ‘끈 떨어지면 다 소용없다’고 세상인심만 탓할 일이 아니다. 자기 주변관리를 어떻게 했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순서다.

    사주를 감정하다 보면 “나는 인덕(人德)이 없다”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실제로 사주를 보면 인덕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 사주는 신약(身弱)사주와 신강(身强)사주로 나눌 수 있는데 신약사주는 우유부단하고 남에게 의지를 잘하고 끈기가 없는 단점이 있는 반면 양심적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존중해주는 장점이 있다. 신강사주는 타고날 때부터 강하게 태어나서 모든 일을 남의 도움 없이 잘하는 불굴의 투지가 있는 반면. 자기 주장이 강해 꼭 이겨야만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인덕이 없는 사람은 신강사주에서 흔히 나타난다.

    인덕은 인간관계에서 나오는데 ‘내가 한 것만큼’이다. 내가 잘하지 않으면서 남이 내게 잘못하면 인덕이 없는 걸로 불평한다. 내가 고집이 세고 안하무인이라면 내 곁에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이것이 신강사주의 단점이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들어 준다.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먼저 배려하는 사람은 남에게 말하기보다 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른 사람 이야기가 모두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 말을 듣는 것이 시간 낭비일 때도 있다. 하지만 남의 얘기를 잘 들으므로 해서 그 사람과의 사이가 그만큼 돈독해지고 그러다 보면 인간관계가 절로 좋아지는 것이다.

    영어의 ‘understand’는 말 그대로 밑에 선다는 뜻이다. 밑에 서서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는 게 없지만. 위에 서서 생각하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나?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저 사람은 왜 늘 저 모양일까?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인간관계가 좋지 않다. 그 사람 위에 서서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리 속을 끓여도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선생님이 아이 대할 때처럼 위에 선 사람은 아래에 있는 사람과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먼저 몸과 마음을 아래로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노래 가사에도 있듯이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하게 되고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면 싸울 일도 다툴 일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기 마련이다. 내가 신강한지 신약한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자신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뒤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인간관계를 잘해야겠다. 인덕이 없다고 불평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하고 살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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