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희망을 주는 카운슬러(counselor)/정연태(역학 연구가)

  • 기사입력 : 2007-06-20 09:44:00
  •   
  •   요즘 내담자(來談者) 중에는 이혼에 관한 상담이 많다. 며칠 전에도 3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여성의 상담요청이 있었는데 남편의 무능과 외도가 이혼의 주된 사유였다.

      아직 어린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남편이 무능하니 맡길 수도 없고 어떻게든 데리고 살아가려니 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이다. 이혼은 경기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IMF 이후 부쩍 늘어난 이혼이 경기가 좀 나아지면서 줄어든다 싶더니 최근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업이나 적성을 찾아주는 것은 쉬운 일이다. 또 지금 좋은 운(運)인지 아니면 노력을 더해야 하는 운(運)인지를 봐주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하지만 부부간의 문제는 미묘하다.

      가정이 해체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낳으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막아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음이 사실이다.
      부부간의 일은 밖으로 나타나지 않은 남들이 모르는 둘 만의 문제가 있다. 그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사주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부부의 사주를 보면 누가 어떤 문제가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자상하고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편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고 또, 다른 사람의 눈에는 착하고 얌전하며 남편을 잘 공경할 것 같은 사람도 남편이 느끼는 것은 정반대일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한쪽은 비난을 받게 되는데 이럴 때는 다른 사람의 판단은 오판이 된다.

      하지만 사주 구성을 살펴보면 누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속일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처방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운슬러(counselor)의 역할이 활발하지 못하다. 외국에서는 카운슬러가 직업으로 자리한 지가 상당히 오래 되었고 특히 미국에서는 1910년부터 카운슬러 양성학교가 생겨 매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이 늘어나면 그것에 비례하여 정신이 황폐화되어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 서구에서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카운슬링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심리학 전공자가 활동하고 있으나 병원에서 치료상담 정도로 제한적이고 예방상담은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정신이 건강해서일까? 아니다. 소득이 높아지면 정신적인 문제는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말인데 바로 종교지도자나 철학관 등에서 일정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철학관에 가서 상담을 하는 것이 그리 낯선 현상은 아니다. 역학도(易學徒)들의 사회적 책임이 그만큼 커진 반증이기도 하다.

      다행이 대학에서 명리학이란 과목으로 학과가 개설되고 평생교육원 등에서도 역학(易學) 과목이 인기학과가 되어있을 만큼 학문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어, 수준 높은 학도들이 많이 배출되어 양질의 서비스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보면 황당한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어디 점(占)집에 갔더니 `남편이 몇 살까지밖에 살 수 없다더라.' 또는, 아기 이름을 지으려고 갔는데 `아기의 사주가 나빠서 스님될 팔자라더라' 등 무서운 말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을 어떻게 알 것이며 설령 좋지 않은 운이 예측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되는 것이지, 도움이 필요하고 궁금한 게 있어 찾아온 사람에게 죽고 사는 걸로 위협하고, 이제 갓 태어난 애들에게조차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카운슬러가 아니고 공갈 협잡꾼에 지나지 않는다.

      내담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전달해야지, 돈벌이 수단으로 위협적인 말을 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앞의 경우처럼 꼭 이혼을 할 수밖에 없다면 적성을 찾고 거기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카운슬링해 줘야 한다. 불가피하게 헤어지더라도 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