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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불을 댕기다? 당기다?

  • 기사입력 : 2007-04-11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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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엽은 4회 2사 2루에서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좌월 2루타를 터뜨려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위 글에서는 `댕기다'가 바르게 쓰였습니다만 불(火)과 관련하여 `당기다'를 쓰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불이 옮아 붙거나 또는 그렇게 하는 뜻을 가진 말은 `당기다'가 아니라 `댕기다'입니다.


     용례를 보겠습니다.
     ☞ 그의 마음에 불이 댕겼다./바싹 마른 나무가 불이 잘 댕긴다./담배에 불을 댕기다.


     옛날 소주 광고에 `사나이 가슴에 불을 당긴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잘못 쓰인 말이라 하겠습니다.


     `당기다'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봄이면 달래와 냉이 같은, 봄에 나는 식물이 입맛을 `당기게' 합니다. 이때는 입맛이 돋우어지다는 뜻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입맛이 땡긴다'는 말을 합니다만 잘못된 말입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 저절로 끌리다는 뜻도 있습니다. ☞ 마음이 당기다/나는 그 얘기를 듣고 호기심이 당겼다.


     밀다의 반대말로, 물건 따위를 힘을 주어 자기 쪽이나 일정한 방향으로 가까이 오게 하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 그물을 당기다/방아쇠를 당기다/그 둘은 서로 밀고 당기며 옥신각신했다.


     정한 시간이나 기일을 앞으로 옮기거나 줄이다는 뜻도 있습니다. ☞ 귀가 시간을 당기다/6월로 잡았던 결혼 날짜를 5월로 당겼다.


     불을 붙이다의 의미로 쓸 때에는 `댕기다'를 쓴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최옥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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