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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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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소쿠리] '연필깎이'와 `연필 깎기'

  • 기사입력 : 2007-01-2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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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당연필을 아십니까? 예전에는 많이 깎아 써서 짧아진 연필을 볼펜 대에 끼워 사용했었지요.

    연필을 깎을 때 칼 외에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나요? 연필깍기? 연필깎기? 연필깎이?
    헷갈리시지요? 세 가지 모두 인터넷 공간에서 쓰이는 말들입니다. 심지어는 판매업체가 이 제품의 명칭을 잘못 표기한 사례도 있습니다.

    ‘연필깎이’가 맞습니다. 연필을 깎는 도구는 ‘연필깎이’이고. 연필을 깎는 행동은 ‘연필 깎기’입니다. ‘연필깎이’는 한 단어이지만 ‘연필 깎기’는 두 단어로 된 말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떡볶이’와 ‘구두닦이’ 등이 있습니다.
    ‘달리기’나 ‘줄넘기’ 등 ‘-기’가 결합해 만들어진 파생 명사들은 어떤 ‘행위’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떡볶이’는 ‘행위’가 아니라 ‘떡을 볶아 만든 음식’을 뜻합니다. 여기서 ‘떡볶기’라고 한다면 그것은 음식의 이름이 아니라 ‘떡을 볶는 행위’라는 뜻을 갖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구두를 닦다’에 ‘-기’를 붙여 명사형이 되면 ‘구두를 닦는 행위’를 뜻합니다. 따라서 ‘구두를 닦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구두닦이’입니다.

    ‘연필깎이’와 관련해 신문 보도를 살펴보니 ‘연필 깎기 교육’을 하는 학교가 있었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바른 글씨 쓰기의 기초를 잡아 주고. 칼을 다루며 강약 조절과 차분한 마음 자세 등도 함께 배우도록 샤프펜슬 사용을 금지하고 연필 깎기 지도를 하고 있답니다. 글씨체가 좋지 않은 분들은 이 점을 참고하셔서 연필을 예쁘게 깎아 또박또박 글을 써 보세요. 몽당연필이 될 때쯤이면 글씨가 좋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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