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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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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 땅 순례 ⑮ 고성

  • 기사입력 : 2006-05-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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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소가야 터전 지금은 '공룡축제' 중


      충무공 승전지 당항포선 공룡세계엑스포 한창

      마암면 지방도로변 1천7백여평 장산숲 장관

      신라 의상대사 창건한 옥천사·운흥사엔 여유가…

      소가야 지배층의 무덤 송학동 고분군도 볼 만

      봄은 아름다운 꽃과 축제의 계절이다. 산과 들판. 그리고 바다가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답사 길에 지인들이 함께 했다. 혼자 떠나는 답사보다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여행의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당항포]
      공룡과 지구 그리고 생명의 신비를 주제로 ‘200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회화면 당항리 당항포로 들어서면. 낮이나 밤이나 공룡의 나라임을 금방 알 수 있다. 당항포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이 두 차례에 걸쳐 왜선 57척을 격침시킨 승전지로 더 알려져 있다.

      엑스포의 다양한 행사 가운데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공룡의 탄생에서 멸종까지를 이해할 수 있는 세계 공룡 대교류관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주제관을 비롯해서 공룡 놀이관 세계화석관 발굴체험관 등을 돌아보고 상족암 군립공원 공룡발자국과 공룡 박물관까지 찾아가도 하루 해가 길지 않다.

      [장산숲. 석마]
      회화면 사무소에서 국도 14번으로 들어서면 옥천사 이정표를 가리키는 지방도로 1007호선이다. 작은 하천과 넓은 들판을 끼고 있는 도로를 잠시 따라가면 이내 마암면 사무소가 있고. 왼쪽 길가 평지에 자리 잡은 숲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지나쳐 갈 법도 한데 숲이 풍기는 정겨움과 포근함 때문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1천7백여평의 장산숲(5.934㎡)은 약 200여 년 전에 심은 장방형의 울창한 낙엽 활엽수종의 숲으로 조선조 성종 때 이황의 제자였던 허천수가 노산정을 짓고 나무를 심은 데서 비롯되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석마리 마을입구에는 돌말(석마) 두 마리가 있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마을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 마을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피해를 입히자 마을 사람들이 방어의 목적으로 만들어 세웠다.

      [예수의 작은 마을]
    옥천사 방향으로 나서면 마암면 신리 마을입구에 예수의 작은 마을 안내판을 만난다. 좁은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저수지를 돌아서면 성지산 자락에 아름다운 예수의 작은 마을 성당이 있다.

      이곳 천사의 집에는 정신지체아 63명이 직원들과 수녀님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석좌 신부님(68)에 의하면 생명의 존엄성과 이웃 사랑이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1992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작은 산과 호수에 어울리는 성당은 대한민국 건축상을 수상했다.

      [옥천사]
      지방도로 1007번을 따라 작은 산등성이를 넘어 옥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옥천사 집단시설지구이다. 돌무더기를 지나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르면 옥천사 일주문이 반긴다. 계곡을 낀 잡목 숲이 아기자기하면서도 호젓하여 산책하기도 좋고. 긴 의자에 앉아서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만 들어도 마음속의 때가 씻어지는 듯하다. 부도전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타난다.

      옥천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화엄학을 널리 펴기 위해 전국 요소에 창건했다는 화엄 10찰의 하나라고 전해온다. 옥천사라는 이름은 맑은 물이 샘솟는 대웅전 뒤편 옥천각안에 있는 옥천(玉泉)에서 비롯된다. 절집 답사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이른 아침이나 고즈넉함이 묻어나는 석양 무렵이 좋다. 옥천사에 남아있는 건물 대부분은 조선말기의 것으로 눈에 띄는 것은 자방루와 대웅전이다.

      경내 전각들은 산비탈의 좁은 공간에 폐쇄적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성벽처럼 견고해 보이는 첫 건물이 자방루이다. 신도들에게 설법을 하거나 절의 행사 때 쓰이는 기구 등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던 누각으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이다. 앞문은 나무 문짝을 달아 여닫게 하였으나. 뒷면은 모두 개방된 정자 형식이다.

      대웅전은 아담하지만 단청으로 호화롭게 채색되어 있고. 내부에 소박한 민화풍 정물로 단장된 닫집이 눈길을 끈다. 유물 전시관에는 불교 의식 때 사용하는 징처럼 생긴 보물 제495호 임자명반자(고종이 환갑이 되던 해인 임자년에 만들어진. 명문이 새겨진 반자)등의 문화재가 있는데 개방시간을 염두에 두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송학동 고분군]
      고성 땅은 옛날부터 소가야의 터전이라고 알려져 왔다. 고성읍 주변에는 송학동과 내산리에서 소가야의 세력자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들이 꽤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고분군이 해발 30m쯤 되는 무기산에 있는 사적 제119호로 지정된 송학동 고분군이다. 무기산에는 7기의 고분군이 있는데, 산 정상부의 1호 고분만이 직경33m 높이4.5m이고 나머지 작은 고분들은 무리지어 있다. 소가야의 왕족 또는 지배층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1998년부터 발굴하여 61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문수암]
      국도 33번을 따라 진주방향으로 들어서면 왕복4차로 도로가 시원스럽다. 분홍빛 자운영 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판을 옆에 두고 부포사거리를 지나면 문수암 이정표를 만난다. 작은 저수지를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잠시 오르면 신라 성덕왕 5년(706)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문수암이 있다.

      바위가 병풍처럼 서있는 암자 앞에 서면 다도해의 모습이 아름답다. 새해 첫날에는 일출을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문수보살에 대한 창건 설화가 있는데. 사찰 뒤의 바위에서는 지금도 문수보살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평산도요]
      문수암을 내려와 국도 33번을 따라가다 지방도로 1016번을 이용하여 사천 방향으로 접어든다. 상리문화마을을 지나 골짜기 길을 넘어서면 하이면 봉원리 외원 마을이다. 감나무 아래 대나무 숲 사이에 길게 뻗은 평산도요(055-854-2217) 가마가 보인다.

      조선의 장인정신을 가진 평산 신재균(54)씨는 한국전통가마를 이용하여 고집스럽게 우리나라 현존 최고의 진사를 재현해 내고 있다. 진사자기는 진홍색의 잿물을 유약으로 입힌 색채도자기의 전형으로 재앙의 예방차원에서 민간 신앙화 되어온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운흥사]
    답사길이 말미로 접어들면 발걸음은 분주해진다. 차를 한잔 하고 가라는 친구 평산의 호의를 뒤로 하고 운흥사로 발길을 재촉했다. 와룡 저수지를 지나면 향로봉(해발 579m) 중턱에 고적한 분위기의 운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임진왜란 때 승병의 본거지였다. 당시에는 사명대사가 거느리는 6천여명의 승병이 운집했고. 천진암과 약서암을 포함해 아홉 군데의 암자가 있었다 하니. 절의 규모가 작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계단 길에는 오래 되어 보이는 벚나무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고. 괘불지주가 서있는 계단을 오르면 묵직한 풍채의 대웅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보물 제1317호 괘불탱은 석가탄신일에만 모습을 볼 수 있고. 절집을 벗어나 숲길을 따라 가벼운 걸음으로 나서면 천진암. 낙서암이 차례로 반겨준다.

      [맛집]
      ▲판문점(055-673-4136·회화면 배둔리·최점숙) 아귀찜·해물탕. 주인의 인심이 후해서 해물을 듬뿍 넣어주어 고향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대봉장횟집(055-679-7919·삼산면 도포리·구기회) 도다리회·하모회. 주인부부가 10년째 운영하고 있고. 바닷가 풍광이 이국적이다. (마산제일고등학교 학생부장·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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