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소쿠리] 황마담 국어실력은 빵점
- 기사입력 : 2005-11-28 00:00:00
- Tweet
`개그콘서트'를 좋아하나요?
흔히 `개콘'이라고 줄여 말하더군요. 제 아들이 그 프로그램의 열성 팬이라서 일요일 밤마다 본답니다.그런데 예전에 `황마담'이 “훌쩍 훌쩍 삐짐”이라는 유행어를 만든 걸 기억하나요?
여기서 우리는 황마담의 국어실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빵점이죠. 아니, 의외로 방송작가의 국어실력일 수도 있겠지만요.우리말에 `삐짐'이란 건 없어요. 아마 `삐지다'를 연상해서 `삐짐'이라고 한 모양인데, 유행어로는 성공했지만 우리말 사랑엔 역행하는 일이죠.
올바른 우리말은 `삐치다'랍니다.
사전에는 `노여움을 타서 마음이 토라지다'라고 설명해놓았죠.
`그는 조그만 일에도 잘 삐친다.' 등으로 쓰이죠.황마담이 “훌쩍 훌쩍 삐짐”이라며 오랫동안 `엉터리 우리말'을 했으니, 그 유행어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학생들의 국어시험이 걱정됩니다.
〈국어시험 문제〉
“마음이 토라질 때 모습을 나타낸 말은 다음 중 어느 것일까?”
1.삐치다 2. 삐지다 3.빠지다 4.삐끼다대부분 어린이들이 `2번'을 고를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정답은 1번이죠. 경상도 아이들은 더러 4번 `삐끼다'를 답으로 고를 수도 있겠네요. `삐끼다'는 사투리랍니다.몇 년 전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광고 때문에 전국의 많은 어린이들이 오답을 썼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황마담! 아니, 그때 그 담당 작가님! `삐치다'를 맞히지 못한 어린이들이 항의한다면 당신이 책임지세요!”
심강보기자 s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