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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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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26) 글쓰기(상)

  • 기사입력 : 2005-1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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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 어떻게 하면 글 잘 쓸 수 있을까 (상)

     글짱: 선생님! 정말 글을 잘 쓸 수 있는 비법이 있나요?

     글샘: 물론 있지. 그러나 대부분 그런 비법을 듣고도 대부분 학생들이 그대로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야. 대입 수험생들이 해방감에 젖어 있는 요즘인데, 오늘은 우리도 글쓰기 비법에 관한 얘기로 기분전환을 해 볼까나?

     글짱: 네. 좋아요. 재미있겠네요.

     글샘: 한 장사꾼이 있었어. 그는 많은 돈을 벌어 유명해졌지. 하루는 어떤 사람이 찾아와 그에게 부탁했어. “돈 잘 버는 방법을 지금 가르쳐 줄 수 없나요?”라고.

     글짱: 그 장사꾼이 어떤 대답을 해 줬는지 궁금하네요.

     글샘: 얘기를 끝까지 듣거라. 어느 날 글샘에게도 한 학생이 메일을 보내 왔어. “글쓰기 방법을 오늘 안으로 가르쳐 주세요”라는 부탁이었지. 글샘은 과연 어떤 답변을 남겼을까?

     글짱: `비법은 없다'라고 했을 것 같은데요.

     글샘: 아니야. 비법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잖아. 장사꾼이 돈 버는 법을 그 자리에서 몇 마디 말로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글쓰기 비법도 마찬가지야. 있지만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 글쓰기란 객관식 시험이나 단답형 시험의 답안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야. 깊이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요즘 세대에겐 이런 답변이 너무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글짱: 실천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그 비법을 조금이나마 알려주세요.

     글샘: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게 가장 좋다'는 말은 글샘이나 `명강사' 강샘이 이곳 논술 지면에서 누누이 강조했지. 그 기본을 무심코 넘긴다면 글쓰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글짱: 그러면 기초부터 단계별로 언급해 주세요.

     글샘: 먼저 일기를 써 봐. 선생님께 검사받는 게 아닌 `나만의 비밀일기'를 쓰는 거야. 글쓰기 장르 같은 데 구애받지 말고 `막글'이라도 써 보는 거야. 살아가며 겪거나 느낀 일을 글감으로 자유롭게 쓰는 글이라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 어린이든 어른이든 누구에게나 적용돼. 글을 쓸 공간은 사이버공간에 미니홈피도 있고 블로그도 있잖아.

     글짱: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글샘: 짧은 글보다는 200자 원고지 3장 정도의 분량으로 시작하는 게 좋아. 200자도 채우기 힘들다면 아예 당장 포기해 버려.

     글짱: 그동안 글쓰기와 담 쌓은 제 친구 같은 경우엔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그럴 거예요.

     글샘: 일기의 기본은 이곳 논술면의 `어린이 글쓰기' 자료만으로도 충분해. 그마저도 어렵다면 아무 내용이라도 분량만 채워 봐. 한 달만 그렇게 하고 난 뒤 그동안 쓴 일기를 다시 읽어보는 거야. 단, 적어도 10편 이상은 써야 한단다. 처음엔 아마 재미도 없고 내용도 밋밋할 거야. 그러나 글쓰기 습관을 갖는 게 목적이니까, 반드시 이 단계를 거쳐야 한단다. 이런 과정 속에서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는 거야.

     글짱: 그 정도면 뭐, 쉬운 주문이네요.

     글샘: 성급하기는. 그 다음이 중요해. 서서히 `짧은 느낌'을 조금 더 긴 문장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지. 어느 순간 자신의 일기가 멋져 보일 때가 있을 거야. 그때부터 신문을 활용하는 순서를 밟기 시작해야지. 칼럼 글이 적당할 거야.
     먼저 재미삼아 읽고, 다 읽은 뒤엔 눈길 가는 문장은 주로 어떤 표현을 쓰는지 살펴봐야 해. 문장의 구성 방식이나 문단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글짱: 말은 쉽지만 그게 가능할까요?

     글샘: 지난 번 논술탐험 때 얘기했잖아. 글쓰기 공부의 초창기엔 모방도 필요하다고. 신문에 기고하는 필진의 글은 어느 정도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어. 신문사에 독자투고형 글을 써 보낼 때나 연습용 글을 쓸 때 참고하는 방법이지.
     중요한 건 평가와 점검 과정이야. 먼저 담임선생님이나 국어선생님께 메일을 보내 짚어달라고 도움을 요청해 보거라.
     주위에 조언해 줄 사람이 없다면 글샘에게 오거라. 다음카페의 `기자스쿨'이라는 곳으로 오면 되거든. 자신이 쓴 습작을 올리면 어느 부분에 단점이 있는지 글샘이 짚어줄 테니까.

     글짱: 저야 늘 들러 이용하는 곳이지만, 다른 친구들의 글을 일일이 짚어주려면 글샘이 무척 바쁠 텐데요?

     글샘: 그렇지만 독자를 위해서라면 봉사해야지. 글을 쓰는 게 직업인 이들로부터 조언을 받으면 글솜씨는 부쩍 늘 수 있어. 그건 이미 검증됐다고 글샘은 자신하지. 이런 과정도 거치지 않고 `난 왜 글쓰기가 안돼요?'라고 말해선 안되겠지.

     글짱: 분명히 이보다 더 높은 단계의 연습 과정이 있을 텐데 왜 말씀해 주지 않나요?

     글샘: 책을 활용하는 단계를 말하는구나. 앞서 얘기했듯이 몇 마디로 설명하긴 어려워. 지금 말하는 기초 부분도 설명을 확 줄여서 핵심만 다뤘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 않을지도 몰라.
     그래서 오늘은 이 정도에서 그치고 다음 번 논술탐험 때 다시 이어서 설명해 줄 것을 약속하마. 다음주엔 글샘의 겨울휴가도 있고, 지면 사정도 있을 듯해서, 아마 2주 후에나 만날 것 같구나. 그때 다시 좀 더 깊이 `글쓰기 비법' 얘기를 나눠 보자꾸나.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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